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시장 뒤흔든다…4월, 2년 만에 첫 자본유출

입력 2018-05-08 08:21 수정 2018-05-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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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해외 투자자들, 신흥국 증시·채권시장에서 2억 달러 순매도…연준 6월 금리인상 확실시에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 등 불안 고조

▲미국 달러화. 미국의 금리 인상에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 유출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신흥시장의 투자 자금은 2년 만에 유출 초과로 돌아섰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미국의 금리 인상에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 유출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신흥시장의 투자 자금은 2년 만에 유출 초과로 돌아섰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서 자본유출 비상이 걸렸다. 신흥국은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신흥국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유출됐다면서 자금 유출이 확대할 경우 세계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투자자들은 신흥국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2억 달러(약 2154억 원)를 순매도했다. 이에 해외로부터 신흥시장으로의 투자 자금은 유출 초과로 돌아섰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시장의 경계심이 강해진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IIF는 “심각한 자금 흐름의 역류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4월 16일 이후 자금 유출 규모는 55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서 해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더 커진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이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에 나서면서 투자 자금은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으로 흘러들어왔다. 올해 1~3월에도 신흥국 증시와 채권 시장으로 509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이 미국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국 증시 벤치마크인 MSCI신흥국지수는 1.74% 하락했다.

달러화 강세 흐름도 자본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3월 말부터 지난 2일까지 닛케이통화인덱스 등락률을 보면 주요 25개 통화 중 달러 가치는 2.3% 올랐다. 반면 러시아 루블화는 7.4% 하락하고 브라질 헤알화는 3.5%, 멕시코 페소화는 3.4% 각각 떨어지는 등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MSCI신흥국통화인덱스는 지난주 0.6% 떨어졌다. 이는 5주 연속 하락으로 2015년 8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지속한 것이다.

경제 체질이나 해외 채무 구조가 취약한 국가들이 특히 자본유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으로 경기가 악화할 우려가 있다. 달러화 채무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각국이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말부터 약 일주일에 걸쳐 세 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다.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자 금리인상으로 맞대응하는 것이다. 올해 초 1달러에 18페소대였던 페소화 가치는 지난달 말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3일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22페소대로 곤두박질쳤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27.25%에서 40.0%로 올리는 긴급 인상을 단행했다.

터키 중앙은행도 지난달 말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통화 가치 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모양새다. 리라화 가치는 연초보다 10% 넘게 떨어졌다. 3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리라화 가치가 급락했고 4일에는 한때 1달러에 4.28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일 터키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경기 악화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대통령 선거와 총선 시기를 내년 가을에서 올해 6월로 앞당겼다.

루카 파올리니 픽테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준이 계속 금리인상을 단행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변동성이 높아진다. 이는 신흥국에 좋은 조합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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