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국의 對미국 보복관세에 ‘어부지리’

입력 2018-04-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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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과일·와인 등 관련 업계, 반사이익에 남몰래 미소…호주 와인 수출서 중국 비중 3분의 1 달해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에 진열된 와인.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에 진열된 와인.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관세 보복 카드를 빼 들자 호주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미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잃어 호주 농민과 와인 수출업자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중국은 이날부터 미국산 돼지고기 등 8개 품목에 25%, 과일·와인·아몬드 등 120개 품목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보복 카드를 빼든 셈이다. 오는 6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대중국 관세 부과 대상 제품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무역전쟁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미국에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업자들은 울상이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마운틴에 있는 와이너리 ‘파인릿지빈야드’의 데이비드 아마디아 회장은 “지난 15년간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그런데 중국이 15%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우리의 투자는 괜한 낭비였던 셈”이라고 한탄했다. 미국농민연합의 윌 로저 정책 담당 국장은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첫 번째 단계가 시작됐다”며 “아마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이 과일·와인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으면서 호주가 어부지리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호주에서 수출된 과일 중 40%가 중국과 홍콩으로 수출됐다. 미국 시트러스뮤추얼의 조엘 넬슨 회장은 “중국 정부가 미국 농산물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분명 캘리포니아 감귤 생산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이집트와 함께 중국은 호주와 미국 농민들이 경쟁하는 주요 국가”라고 주장했다.

호주의 와인 산업도 호재를 맞았다. 중국과 호주는 2015년 말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는데 이때 호주의 와인 산업은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호주 와인 공급업체들은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유럽의 업체들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작년 기준으로 중국에 수출된 호주산 와인은 2016년 대비 63% 증가한 8억4800만 호주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호주 전체 와인 수출 규모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으로 수출된 미국산 와인은 2016년 대비 3% 감소한 7900만 달러에 그쳤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의 김 앤더스 경제학 교수는 “중국이 미국산 와인을 수입할 때 더 높은 관세를 부여한다면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두 곳, 즉 프랑스와 호주의 와인 공급업체에 직접적인 이득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와인협회의 로버트 코흐 회장은 “중국이 부과하는 새로운 고율 관세는 미국의 와인 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우리 와인 산업에 장기적인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신속한 해결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유럽연합(EU) 국가 중 덴마크, 스페인, 독일을 비롯해 브라질, 캐나다 등의 관련 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최고의 돼지고기 소비 국가이자 미국에는 세 번째로 큰 돼지고기 수출국이다.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돼지의 장기와 발 등을 수출할 수 있어 중국 시장은 미국 양돈업자들에게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돼지고기생산위원회의 짐 몬로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양돈업자들에게는 대체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농민들을 위해서라도 미국과 중국, 양국이 무역 분쟁을 해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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