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 “온혈의 인문형 인간, 미래 이끈다"

입력 2017-11-29 10:41 수정 2017-11-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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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훅~ 쓰러지는 기업들,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 탓… 인문과 정반대 사회 안타까워

▲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
▲신광철 한국학연구소장.
“알랭 드 보통’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힌다. 《사피엔스》에 이어 《호모 데우스》로 두꺼운 인문서도 잘 팔릴 수 있음을 입증한 ‘유발 하라리’ 역시 국내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보증수표로 통한다.

알랭 드 보통과 유발 하라리는 인문학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알랭 드 보통의 날카롭고 냉철한 필력과 유발 하라리의 인류에 대한 통찰력에 결코 뒤지지 않는, 얼핏 무라카미 하루키를 닮은 것 같지만 틀림없는 토종 한국인 작가가 요즘 심상찮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인문형 인간》으로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순위 급상승 중인 신광철(57) 작가다. 한국학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다.

“흔히들 ‘인문’ 하면 지식을 떠올리는데 지식이나 정보는 인문의 소재는 될 수 있어도 주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인문의 주제는 인간, 즉 인간 영혼의 직립에 있습니다.”

신광철 소장은 문사철(文史哲)은 물론 과학기술과 경제산업 분야에서도 인간을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재가 미래 사회를 이끌 인문형 인간으로 본다.

“학계에서는 인문학이 위기라는데, 정작 기업들은 인문형 인재가 없다고 토로합니다.”

어느 분야를 전공했느냐가 아니라 무슨 공부를 했든 얼마나 인간을 이해하고 있느냐가 신광철 소장이 규정하는 인문형 인간의 조건이다.

“요즘은 사람도, 기업도 한방에 ‘훅~’ 가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죠. 직원도, 고객도, 주주도 특별한 이해가 필요한 인간이라는 점을 종종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몸공부’, ‘마음공부’ 없이 ‘머리공부’만 한 인재는 기업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온 겁니다.”

현대는 ‘21세기 르네상스’라고 불릴 만큼 폭발적인 인문학 열풍에도 세상은 인문의 방향과 전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과연 인문주의혁명 이전인 중세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더 인문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전쟁보다 냉혹한 무한경쟁 속에서 인간성은 더욱 상실된 것 아닌가요?”

신광철 소장의 눈에는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인간의 피땀으로 전진해 온 인문주의가 도둑맞은 것처럼 역주행하고 있다.

“인문학은 현학적 지식 쌓기가 아니라 인간 이해를 꿰뚫는 학문이지요. 깊이보다는 넓이를 추구하는 지식들은 철학적 사유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인문은 학문적 업적이 아니라 개인적 성찰의 문제입니다. 양이 아니라 질,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문제죠. 지식은 채워서 얻는 것이지만, 지혜는 비워야 얻을 수 있어요. 지식은 창고고, 지혜는 용광로지요.”

목표만 쫓아가다 보면 정작 삶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잃어버리게 마련이다. 지식을 쌓는 것이 공부라면 인생공부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찾아내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요. 진정한 성공은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니까요.”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타인과의 경쟁에서 한 발 슬쩍 벗어나는 방법도 귀띔해준다.

“남과의 경쟁이 아닌 내 꿈과 한판승부를 걸어보는 것이 낫습니다.”

시인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신광철 소장은 살아있음을 ‘축제’로 규정하고, 나무가 생애 전체를 들여 온몸으로 일어서는 것을 ‘경이’라 하고, 사람에게 ‘영혼의 직립’을 주장하며 “긍정을 강아지처럼 데리고 다니면 인생도 웃는다”고 우기는 사람이다.

한국인의 심성과 미학적 독특함을 찾기 위해 국보를 연구하고 글을 써 왔다. 우리나라 길의 애환을 담은 《옛길을 걷다》를 내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한옥을 망라해 《한옥설계집》을 발표했다.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극단의 한국인, 극단의 창조성》, 《사람, 그래도 아름다운 이름》, 《칭기즈칸 리더십》, 《장보고 리더십》 등이 있다.

‘인문형 인간’, ‘인문형 인재’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신광철 소장은 우리 기업과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확신한다. 신광철 소장은 말한다. “냉혈형 인간이 지식형 인간이라면, 온혈형 인간이 인문형 인간입니다.”

“인문서가 산처럼 쌓이지만 독자는 둘레길을 걸을 만큼의 인문체력도 갖추지 못했죠. 인문서를 읽는 독자가 인문형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문형 인간이 읽는 책이 인문서가 됩니다.”

인간을 위한 인문서가 신광철 소장에겐 진짜 인문서다. 그래서 《인문형 인간》은 인간계발서가 아니라 인간 본질 탐구를 위한 입문서다. ‘내몸편’은 그 첫 번째 시도다.

“이 책이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나’라는 인간의 특별한 가치와 ‘인류’라는 보편적 가치가 말해주는 진실에 눈을 뜨게 하는 알람시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눈을 뜬 순간 우리의 르네상스가 시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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