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라면과 함께 떠난 여행

입력 2017-11-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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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내는 ‘함께라면’ 뭘 해도 좋은 신혼부부다. 우리는 단둘이 보낼 휴가에서 조금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별다른 계획도, 일정도 없이 손에 라면을 들고 집을 나섰다.

사실 처음부터 ‘라면 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여행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식대를 조금 아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농심그룹에 다니는 만큼 라면과 함께 여행을 해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여행이 가능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런 걸 해보겠어?’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다.

우린 열흘간 여행을 다녔다. 그리고 아침과 점심은 무조건 라면을 먹었다. ‘총 스무 번 라면을 먹는 셈인데, 질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농심 라면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지 않은가!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 부부는 여러 종류의 농심 라면을 먹었다.

라면을 먹다 보니 어느새 우린 지역의 특산물을 라면에 넣어 먹기 시작했다. 가평에서는 실낚시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 라면을 끓여 먹었고, 춘천에선 닭갈비 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홍성에서는 한우 부대찌개라면, 포항에서는 대게라면, 제주에서는 해물 맛짬뽕과 흑돼지 신라면 등 다양하게 즐기다 보니 라면이 질릴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라면의 매력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여행을 하며 생각을 했다. ‘목표가 있고 그걸 향해 숨 가쁘게 뛰어가는 것도 좋지만, 때론 무작정 다니며 목표가 생기는 것도 참 좋다’고. 또,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좋아하는 음식을 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게 바로 휴가가 아닐까?’라고 말이다.

경비를 아끼려고 라면을 먹고 다니겠다고 했으나, 부재료 값이 배로 더 많이 나왔다며 또 한 번 웃으면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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