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장기투자' 기반... 국내 증시 관심 커질 것"

입력 2017-11-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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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 '2017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심포지엄' 개최

(사진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원)
(사진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단기투자가 만연한 국내 증시에 장기투자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창립 15주년 ESG 우수기업 시상식 및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ESG(환경경영ㆍ사회책임경영ㆍ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정보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비재무적 요인을 투자 의사 결정에 이용하고 있고, 사회책임 투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장기업의 ESG 인식을 제고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내 상장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실행해 경쟁력 확보하기 위한 지원과 노력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축사에서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의 ESG 개선을 유도하고 관련 정보를 투자자에게 종합적으로 재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며 "2015년 5월 UN지속가능거래소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기업의 ESG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개선하는데 동참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ESG 우수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수를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책임 투자의 확산에 앞장서왔다"며 "특히 올해 3월부터 탄력적이고 시장친화적인 원칙준수ㆍ예외설명(Comply or Explain) 방식을 도입해 기업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거래소가 향후에도 기업들의 ESG 정보 제공 활성화를 위해 세 가지 정책방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원칙준수ㆍ예외설명 공시제도가 시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기업과 투자자 및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금융당국과 협의해 단계적인 의무화를 추진한다. 또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적극 독려해 시장 평판에 의한 자율적 ESG 개선을 유도한다. 주주가 경영 활동에 직접 관여해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도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1세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대에 따른 기업의 역할과 과제’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책연구본부장은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라며 “수탁자 책임의 지향점은 고객 및 수익자의 중장기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송 본부장은 “지난해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가는 15개였으나 올해 미국과 호주 등 5개가 더 늘었다”며 “이제 스튜어드십 코드는 명실상부한 국제 규범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은 올해 5월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크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 이해상충 방지를 위헤 자산운용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대상회사의 ESG를 기관투자자가 직접 점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럽연합(EU)은 올해 4월 주주권지침 개정을 통해 연기금 등 자산소유자가 주주관여 정책을 공개하고 이행현황을 연 단위로 공개하는 내용 등을 명시해 사실상 스튜어드십 코드를 법제화했다.

송 본부장은 “회사는 주주와의 대화가 회사에도 유용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주주와의 대화에 능동적으로 임하고,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는 두 번째 발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가를 보면 공통적으로 배당 성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배당이 지속된다면 단기투자가 만연한 우리나라에 장기투자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대표는 “2014년 일본 GPIF(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며 지난해 말 기준 214개 기관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고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일본 기업들의 주주배당이 확대되고 사외이사 및 독립된 사외이사의 비중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사회책임투자 규모도 2014년 70억 달러(약 7조6790억 원)에서 지난해 4740억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기관투자자가 적극적 의사결정을 할 경우 미공개 정보 부분과 ‘5% 룰’ 부분은 법률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의회가 2014년 직원 수 5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ESG정보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한 것처럼, 상장회사들의 ESG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발표를 맡은 김임근 신한금융지주회사 상무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한국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저평가를 개선하고 우량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영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우량기업의 가치 및 관심이 증가했고, 일본의 경우 주주친화정책 기업의 주가수익률이 높아졌다”며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이 37.8%인 점을 감안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신한금융그룹은 설립 초기부터 ESG정보에 관심을 가져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에 5년 연속 편입되는 등 국내외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2015년에는 국내 금융기관 중에서는 최초로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하나로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세션 ‘ESG정보 공개 강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과제’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기존 SRI펀드(사회책임투자펀드)의 경우 CEO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포트폴리오의 약 80%를 일반 펀드와 유사하게 구성하기 때문에 수익률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기존 소극적인 SRI 전략에서 적극적인 관여(Engagement) 전략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의 투자철학이나 도움을 실질적으로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 회사들을 지원하는 친화적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김 상무는 이를 통해 현재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여전히 상장회사 대부분이 소액주주 권리 보호에 무관심하다”며 “집중투표제를 정관에 채택하고 있지 않거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투명성이 결여된 점은 현실적인 과제”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발표를 담당한 박태진 SK주식회사 상무는 “SK주식회사는 SKMS라는 경영철학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명시하고 있다”며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고객, 임직원, 협력회사, 지역사회, 환경, 주주 및 투자자 등 6대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도출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주식회사는 SKMS를 구현하기 위해 중장기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고객 니즈 및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SK주식회사는 2012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환경투자 회수비용 및 환경위반 내역이나, 기부금 및 연령별 채용 현황과 같은 ESG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박 상무는 “향후 재무성과가 포함된 통합보고서 형태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ESG정보 중 거버넌스(지배구조) 수준을 높이려면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평가 없이는 재무적 요소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기업이 ESG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기 회사의 ESG 관련 지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이와 동시에 투자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ESG정보를 파악하는 노력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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