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두산그룹, 박정원號 2년 성적 ‘굿’… 부실 계열사 지원은 ‘골치’

입력 2017-10-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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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

지난해 3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혔던 각오다. 주력 계열사의 부진으로 그룹의 생존 자체를 우려할 만큼 중대한 시기에 그룹의 수장을 맡았던 박정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난 한마디였다.

박 회장의 이러한 각오는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취임과 함께 과감하고 빠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살려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말 그대로 팔 수 있는 것은 다 내다 팔았고 뼈를 깎는 인력 구조조정까지 시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 와중에 우량 자회사인 밥캣 상장을 성공시키며 힘을 보탰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노력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4세 경영 체제 안정화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올해 2분기 두산그룹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자체 사업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우선 ㈜두산이 매출액 4조5884억 원, 영업이익 389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7.9%, 영업이익은 2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1.5%로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2분기 영업이익 21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1조7734억 원으로 9.6%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실한 일부 계열사들 때문이다. 특히 부실 계열사들에 대한 재무개선 작업이 우량 계열사들의 지원을 통해 이뤄지면서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무려 5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다. 인기가 많은 A등급 회사채 였음에도 1000억 원 발행에 650억 원만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계열사들의 유동성 지원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는 점이 악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두산도 12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고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480억 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통상 3년보다 짧은 2년물로 구성하고 민간채권 평가사가 산정한 금리보다 최대 0.50%포인트 가산해서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두산 역시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그동안 중간 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이 부실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으나 두산중공업 재무 여력이 나빠지면서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인 두산으로 부담이 전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그룹 전반의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우량한 계열사들에 대한 평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수익 창출력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임에도 계열사에 대한 지원으로 재무 부담이 늘고 있다”면서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두산중공업 실적 악화 전망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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