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버림받은 英그래픽 칩 설계업체 이미지네이션, 결국 중국 자본에 매각

입력 2017-09-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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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용 그래픽 칩 설계업체인 영국 이미지네이션이 결국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됐다.

중국계 투자회사 캐년브릿지가 이미지네이션을 5억5000만 파운드(약 8465억 원)에 사기로 했다고 B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드류 히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캐년브릿지와 아주 좋은 결과를 냈다”며 이미지네이션을 캐년브릿지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지네이션은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둔 영국 IT 기업이다. 한때는 유럽 IT의 성공 신화로 불렸으나 애플이 지난 4월 2년 후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자 주가가 폭락, 경영난까지 직면해 6월에 스스로 매물이 됐다. 당시 애플은 “우리 제품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독립적 그래픽 디자인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15개월, 최대 2년 후에는 이미지네이션의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 발표 직후 회사 주가는 약 60% 폭락했다.

애플과 이미지네이션의 결별로 양사 간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이미지네이션은 애플이 자사의 기술을 침해하지 않고 자체 그래픽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있다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에 사용된 그래픽 칩 기술에 대한 애플의 로열티 지급액은 이미지네이션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애플이 이미지네이션의 기술을 상당 부분 채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히쓰 CEO는 “이번 매각으로 강력한 성장 전망을 지닌 이미지네이션은 영국에 기반을 두고,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독립적인 IP 라이선스 사업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거지를 둔 캐년브릿지가 서구의 IT 기업 인수를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캐년은 중국 국영투자펀드인 이타이캐피털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칩 제조업체인 래티스세미컨덕터를 13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얼마 전 승인을 거부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캐년브릿지는 이미지네이션 인수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에는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중국 투자자들로부터 15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네이션은 영국 정부로부터 매각 승인을 받기 위해 본사를 해외로 옮기지 않기로 하는 한편 감원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이미지네이션 매각액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240억 파운드(약 37조 원)에 매입한 ARM 이후 최대 규모다. ARM 역시 영국 반도체 칩 설계 업체로 애플과 삼성전자용 스마트폰에 제품을 납품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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