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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다시 한미일에 반도체 매각 가닥…오락가락 피 말리는 장사 종착역은?

[이투데이 이주혜 기자]

▲일본 도시바가 미국 베인캐피털을 주축으로 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양해각서를 13일 체결했다.(AP/연합뉴스)
▲일본 도시바가 미국 베인캐피털을 주축으로 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양해각서를 13일 체결했다.(AP/연합뉴스)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해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을 주축으로 한 ‘한미일 연합’과 집중협의 각서를 체결했다고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다만 해당 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도시바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과도 협상을 계속하기로 한 만큼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의 결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매각 관련 사항을 결정하고 베인캐피털과 집중협의 각서를 체결했다. 해당 각서는 우선협상자 선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법적 구속력도 없다. 이 때문에 도시바는 WD 진영과의 협상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도시바는 13일 이후로 매각처 선정을 미룰 것이라 했으나 이날 갑작스럽게 집중협의 각서 체결 소식이 발표됐다. 이는 한미일 연합의 새로운 제안을 도시바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미일 연합은 지난 9일, WD 진영과 협상에 난항을 겪는 도시바에 기존 인수가에서 4000억 엔을 더 높인 2조4000억 엔(약 24조5774억 원)을 제시했다. 도시바는 지난 6월 우선 협상 대상으로 한미일 연합을 선정했다가 WD가 이에 반발해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자 8월부터는 WD와 집중 협상을 시작했다. 도시바는 WD가 제시한 1조9000억~2조 엔의 인수액에는 합의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도시바에 대한 WD의 의결권 비율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우선 협상 대상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연합은 앞서 SK하이닉스의 의결권 등을 도시바 측에 양보하기로 제안했다.

한미일 연합에는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일본정책투자은행,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기에 미국의 애플과 시게이트테크놀로지, 델까지 가세했다며 참여 기업은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시바가 WD 진영과의 협상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혀 최종 인수자가 누가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NHK는 “사외 이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도시바 이사회에서 WD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강했기 때문에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매각 협상의 종착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으로 다시 축을 옮기면서 WD 진영이 협상 조건을 양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도시바의 제품설계에 WD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양측이 화해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WD는 13일 “매우 유감스럽다”는 성명을 냈다.

도시바는 경영난 회복을 위해 반도체 자회사를 매각하고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해 도쿄증시 상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미일 연합으로 매각이 결정되면 WD의 강경 대응이 예상되며, WD로 매각이 결정되더라도 각국의 반독점 심사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반독점 심사에는 최소 6~9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도시바 관계자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무서운 것은 반독점 심사”라고 말했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자본 조달이 시급한 상황에서 도시바가 인수처와 채권단, 일본 정부의 입김에 줏대 없이 행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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