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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지배구조 매듭풀기] 현대중공업, 현대로보틱스 지주사 전환 ‘성공적’… 금융계열사 매각 남아

[이투데이 문선영 기자]

지난달 31일 지주사 현대로보틱스 공식 출범…계열사 경쟁력 '부각'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한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돼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큰 잡음 없이 수순대로 진행된 과정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 이후 발표된 양호한 실적과 주가 흐름은 경영위기 극복이라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목표에도 잘 부합했다는 평가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완벽한 마무리를 위해서는 증손회사 문제와 금융 계열사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또한 이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재벌 지배체제 강화와 편법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도 불식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 중심 → 4대 핵심사업으로 개편… 현대로보틱스 지주사로 = 현대중공업그룹이 제2의 도약을 위한 닻을 올렸다. 올해 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분할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조선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4대 핵심사업으로 개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또한 순환출자 구조 해소로 지배구조가 투명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당초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 현대삼호중공업 → 현대미포조선 → 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순환출자 구조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그룹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지배구조 개편 전 정 이사장의 현대중공업 지분은 10.15%에 불과했다. 아산복지재단(2.53%)과 아산나눔재단(0.65%)을 합쳐도 13.33%에 그쳤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결정하고 4월 조선·해양플랜트·엔진기계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중공업(존속)’과 전기전자 시스템 사업의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 사업의 ‘현대건설기계’, 로봇 사업의 ‘현대로보틱스’를 각각 독립 회사로 분리했다.

이 가운데 현대로보틱스가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현대로보틱스가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당시 13% 수준이었던 자회사(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지분을 공정거래법상 기준인 20% 이상(상장사 기준)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의 일반 주주를 상대로 주식 매입에 나섰다. 3개 회사 주주들이 소유 주식을 넘기면 현대로보틱스가 신주(438만 주)를 발행해 교부하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이었다.

이후 정 이사장이 현대중공업 주식 17만9267주 전량을 총 252억9000만 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하는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된다. 이는 앞서 현대로보틱스가 실시한 유상증자 이후 잔여 지분을 처리하기 위한 작업으로 이를 통해 정 이사장의 현대로보틱스 지분율은 기존 10.2%에서 25.8%로 높아졌다.

현대로보틱스도 자회사인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에 대해 각각 27.84%, 27.64%, 24.13%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몽준 이사장 → 지주사 현대로보틱스 →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 → 기타 손자·증손회사’로 이어지는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 구축 작업이 완료됐다.

◇금융자회사 매각 등 작업 남아… 경영 승계 위한 작업 본격화할 듯 =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개별 회사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개편 이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2분기 실적 발표는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지분 7.98% 매각이다. 또한 증손자회사의 고리 단절과 금융계열사 매각도 2년 안에 해결해야 한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증손회사를 100% 보유하거나 아예 보유하고 있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현대로보틱스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현대미포조선 지분율은 42.3%에 불과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로보틱스가 현대미포조선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들이거나, 매각해야 하지만 이 방안이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금융자회사 보유금지 규정에 따라 하이투자증권도 매각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재벌 지배체제 강화와 편법 경영권 승계를 위한 ‘꼼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재계에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선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대중공업 오너가가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경영권 승계에 걸림돌이 되는 막대한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포스트 정몽준’이 정 전무로 결정된 것과 진배없는 상황에서 이는 당연한 연결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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