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인문경영] 회사형 인간이냐 퇴사형 인간이냐

입력 2017-08-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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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세대에겐 퇴사(退社)를 다룬 책, 강의가 인기다. 직장생활, 일에 대한 가치관 역시 세대가 갈린다. 기성세대는 회사형 인간이다. 반면 신세대는 퇴사형 인간이다. 기성세대가 안정 추구형 개미라면 신세대는 이주(移住) 선호형 메뚜기이다.

기성세대에게 사표란 젊어선 불온한 로망이고, 나이 들어선 불안한 노망이다. 회사 인간으로서 금단의 욕구였다. 이들에게 조직 밖은 낭떠러지인 반면 신세대에겐 별천지이다. 기성세대는 퇴사가 파이널 라인이지만, 신세대는 새로운 출발선이고 도약대라고 본다. 상사 때문에 욱해서 사표를 생각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기성세대가 ‘못된 상사’ 때문에 사표를 생각했다면, 신세대는 ‘못난 상사’ 때문에도 퇴사한다.

회사형 인간인 기성세대 vs 퇴사형 인간인 신세대. 여러 가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궁극적 지향점은 같다. 직장에 매인 비루한 포로 직장인보다 당당한 프로페셔널(professional·전문가) 직업인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다. 당당함이란 일과 시간에서 자율성을 확보함을 뜻한다.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는 성직에 들어가는 사람이 공식적인 선서를 하는 데 사용된 ‘공언하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후 종사자가 공식적인 서약이나 맹세를 엄숙히 해야 하는 사업이나 직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용됐다. 과연 비굴한 포로가 아닌 비쿨(be cool)한 프로가 되기 위해 신세대가 명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먼저, 적성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라. 적성 하면 가슴 뛰는 일부터 떠올린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심장 박동 수가 아니다. 이를 위해 무언가를 기꺼이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이다. 적성과 직업의 관계는 연애와 결혼과 같다. 가슴 뛰게 하는 연인도 결혼이라는 일상에 돌입하면 심드렁해진다. 엔도르핀이 도는 것은 길어봐야 최대 3년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적성도 직업이 되면 노동으로 여겨진다. 진정한 직업 적성은 재능보다 일에 대한 태도다. 화려한 골 세리머니만을 좋아해선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없다. 실축(失蹴)을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숙련을 위한 수련을 견디는 게 진정한 적성이다. 적성 찾아 우왕좌왕하지 말라. 일에 대한 즐거움보다 그에 수반되는 고통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부터 곰곰이 점검해 보라.

완벽한 상사에 대한 기대에서 탈피하라. 상사를 고객으로 생각하라. 당신이 완벽하지 않듯 상사 또한 전지전능하지 않다. 능력으로든, 성격으로든…. 세종대왕, 링컨 같은 사람이 왜 역사의 위인으로 존경받겠는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상사의 문제, 비윤리성인지 이질성(異質性)인지를 구분하라. 비윤리성이라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까탈스러운 스타일 차이 때문이다.

불만으로 항거하기보다 상사를 연구하라. 직장에서 나오면 온 천지가 듣도 보도 못한 고객이다. 그나마 많아야 열 손가락 남짓한 상사 고객의 비위도 못 맞추는 사람이 이들 낯선 고객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겠는가. 상사를 고객 샘플이라고 생각하라. 비쿨한 프로가 되고 싶다면 상사부터 비굴할 정도로 연구하라.

끝으로, 내일의 유토피아 직장(업)의 미몽(迷夢)에서 깨어나라. 유토피아는 말 그대로 이상향이면서 ‘아무 데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유토피아, 내일 할 내 일을 찾을 때까지 오늘 현재의 일을 대충 하겠다는 것은 심하게 말해 자해 행위다. 세계적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하나의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해 최고의 집중력을 보일 때 무엇을 하든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프로는 현재를 위한 삶과 미래를 위한 삶의 균형을 이룬다. 회사 일을 피로하게 생각하는 포로 마인드로는 나중에도 프로가 되기 힘들다. 회사나 상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 일하라. 지금의 일에서 뛰어나지 않고선 뛰쳐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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