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편의점 접어야하나 심란하다"...최저임금 7530원에 中企·소상공인들 ‘울상’

[이투데이 전효점 기자]

업계, 정부 지원대책 효과도 의문

내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정부가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부랴부랴 내놨지만 업계의 우려는 잠잠해지기는커녕 커져만 가고 있다. 이들은 감원과 도산이 가시화되고, 납품 단가를 맞추기 위한 중소기업 협력사들의 동남아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16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시장에 일방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이 많아 풍선 효과를 야기하게 마련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에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해 내년에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15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영세 중소 상공인들은 줄도산하거나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앙회는 “앞으로 최저임금 부담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빵집 주유소 등 감원·도산 가시화될 것” = 편의점주 모임인 전국편의점협회의 계상혁 회장은 “최저임금 1만 원으로 가는 건 이제 기정사실이기에 점포를 정리해야 하는 것인지 심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이 100% 알바로 돌렸을 때 월 650만 원 정도 드는데, 9%만 올려도 월 700만 원을 넘는다”며 “점주가 아무리 근무를 많이 해도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빵집 점주 모임인 대한제과협회 홍종흔 회장은 “하루 매출액이 50만 원 미만인 빵집이 80% 정도 된다”면서 “이 규모 점포들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아르바이트를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매출 1500만 원을 기준으로 보면 재료값 600만 원, 임대료 150만 원, 카드수수료와 아르바이트 2명 인건비(현 최저임금 6470원 기준)를 제외하면 부부 점주에게 300만 원 정도 남는 구조인데 장기적으로 시급 1만 원이 되면 고용주 부부의 월 순익은 100만 원대로 떨어져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최저임금 적용받는 직원들이 대다수인 주유소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충격”이라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 기준으로는 근로자 1인당 대략 월 30만 원의 고용주 부담이 늘어나게 되며 한 업체당 평균 4~5명씩 고용한다고 보면 4대 보험 비용까지 합쳐 수백만 원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동남아행 줄 이을 것” = 경기도 오성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M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앞으로 근로시간까지 단축되면 협력사들이 납기일을 맞출 수 없어 대기업 오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그는 “정부가 협력사를 위해 납품 단가를 조정해준다고 해도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단가를 맞출 수 없어 국내 거래를 끊고 해외 협력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업계에서도 해외로 나가겠다는 대표들이 많다. 인도나 필리핀, 베트남으로 가서 인건비 줄이고 잔업수당 주더라도 근로시간 늘려서 대기업 오더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업계는 일감이 첫번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K씨는 “숙련공이 필요한 중소 제조업계에서는 젊은 신입사원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력 없는 사람이나 1~2년 있는 사람이나 임금이 비슷해지면 경력자들 불만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풍선효과’ 불러올 뿐 실효성은 의문 = 정부가 내놓은 지원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효력 대신 풍선효과만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 편의점 고용주는 “정부가 7.4% 초과 인상분을 지원해준다는 것은 일시적이다. 내년에 3조를 준다고 하는데 내후년에 준다는 얘기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 포함한 임대차 공정거래 강화안에 대해서도 마냥 반기는 분위기만은 아니다. 계 회장은 “이미 건물주들이 재계약이 돌아오는 점포에 대해 월세를 미리 올리고 있다”며 “내년께 상가 매물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임차인 입장에서는 미리 점포를 내놔야 돈을 받고 나갈 수 있지 그마저도 늦게 빼면 역권리금 개념 때문에 6개월치 월세를 더 손해보고 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PC방을 하고 있는 대표 S씨는 정부 임금 보전 대책의 허점을 지적했다. S씨는 “주유소, 편의점, PC방 같은 곳은 인력난이 있다 보니 신용불량자를 비롯해 근로자 스스로 급여 신고를 원치 않거나 4대 보험을 들지 않으려는 근로자를 고용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며 “정부가 근로자 임금을 직접 보전해준다 하더라도 이렇게 근로자가 급여 신고를 못 하는 고용주들은 실제로는 지원을 못받고 인건비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홍열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총무국장은 “자영업은 워낙 업종도 많고 영세한 곳이 많아 정부와 노동계 측, 사용자 측이 주장하는 백데이터가 제각각”이라면서 “정부 대책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도 하고 명확한 실태 조사가 안 된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