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이해진 韓 대표 거물 손잡은 까닭은

입력 2017-06-27 10:33 수정 2017-06-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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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진출ㆍ인수중개 두각 예고

“담론만 무성할 뿐입니다. 네이버와 셀트리온 등 자랑스러운 몇몇 회사가 존재하지만 과연 4차산업 혁명을 위한 전략은 존재하는지, 투자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많은 고민이 듭니다.”

연초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채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의 일부다. 4차 산업혁명을 두고 온 세상이 찬사를 보내기에만 바쁜 가운데, 이를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싶어한 박 회장의 고심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박 회장의 편지는 향후 행보에 대한 암시였을까. 이로부터 7개월 만인 이달 26일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상호 지분을 취득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구체적 협업안이 담길 업무협약(MOU) 체결식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와 최대 인터넷 기업의 만남은 금융업계와 IT업계를 넘어 전 산업계의 화제가 됐다. 특히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각 분야의 ‘벤처정신’이란 점에서도 일맥상통한다. 박 회장은 1999년 12월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했고, 이 창업자는 이보다 앞선 같은 해 6월 네이버를 출범했다.

깜짝 조우의 열쇳말은 박현주 회장과 이해진 창업자의 공통 관심사인 ‘4차 산업혁명’이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작년 12월 일대일 매칭펀드로 500억 원씩 투자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신성장 기술펀드를 결성하며 관계를 맺었다. 해당 펀드는 인공지능(AI)·로봇·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 업종 스타트업들의 자금 물꼬를 틔워줬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관련 투자도 더욱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제휴의 중심에는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금융 콘텐츠가 있다. 3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지점은 14곳으로 국내 증권사 전체(54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같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외지점 13곳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의 해외 네트워크 인프라를 자사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단기적으로는 미래에셋대우가 갖춘 방대한 금융 콘텐츠와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도 불리할 게 없다.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IT 공룡으로 성장한 네이버가 AI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인 만큼, 투자정보 취득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네이버는 미국 AI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자기자본 6조 원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한 미래에셋대우가 인수중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수중개는 M&A 과정에서 인수자가 필요한 자금을 금융기관을 통해 중개하는 것을 말한다. 플랫폼 비즈니스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상 제고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제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각각 5000억 원씩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7일 장 개시 전 대량매매 방식으로 네이버 자사주 56만3063주(지분율 1.71%)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자사주 4739만3364주(지분율 7.11%)를 매입한다. 매입가는 26일 종가 기준이다. 다만, 경영권 간섭은 배제해 지분율 차이에 따른 우려를 사전에 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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