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제이슨 코테키 ‘너무 일찍 어른이 될 필요는 없다’

입력 2017-03-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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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값’이라는 통념에 대한 공격

“우리에겐 별 생각 없이 무작정 따르는 규칙이 많다.” 이런 통념을 깨는 실험을 시도한 책이 제이슨 코테키의 ‘너무 일찍 어른이 될 필요는 없다’이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어른병’을 앓고 있다. 이 병은 스물한 살 이상에서 흔히 발생하며, 만성적 멍청함, 가벼운 우울증, 중간 수준 혹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나타난다. 극단적인 경우엔 ‘웃음 능력’도 상실한다. 어른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이 병에 걸린 환자와 함께 있으면 즐겁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처방은 “존재하지 않는 규칙을 발견해 깨뜨려 나가라”이다.

총 40가지의 깨뜨릴 만한 가치가 있는 규칙들로 구성된 책이다. 펼치자마다 다소 도발적인 주장이 등장한다. 바로 “나잇값을 하여야 한다”라는 통념에 대한 공격이다. 저자는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주장인 “과감히 나잇값 하기를 거부하라”라는 주장에 동감을 표한다. 그는 “지금부터 나잇값대로 행동하기보다는 당신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행동해보자”는 제안으로 마무리를 한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가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되고 싶은 사람처럼 행동을 통제해보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느낌이 있은 후 행동이 그 뒤를 따르는 것 같지만, 사실 행동과 느낌은 함께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좀 더 직접적으로 의지의 지배하에 있는 행동을 규제하게 되면, 느낌 자체는 의지의 직접적 지배를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으로 느낌도 규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달력에 표시된 날이 아니면 축배를 들지 말지어다”라는 규칙에 대한 주장은 상식과는 배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는 상식을 의도적으로 깨보자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우리가 왜 캘린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이다. 왜 캘린더의 특별한 날에 맞춰 특별한 행사를 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모든 규칙이 반드시 성스러운 것은 아니다. 원칙이 성스러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사례로 드는 것은 대학 때 만난 케빈이 불치병을 앓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케빈이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휴가까지 케빈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친인척들은 9월에 퇴원하는 케빈을 위해, 그가 깜짝 놀랄 정도로 집 주변을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해 두었다. 마치 크리스마스처럼 이웃집 마당에 꼬마전구가 빤짝거리고 있었고, 케빈의 집 앞마당은 아름다운 붉은색 리본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특별한 날도 정하기 나름임을 깨우쳐주었다.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재촉한다. “당신이 매년, 매월, 매주, 매일 집이나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 가운데 매번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라.” 뭔가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런 규칙을 깨보라고 권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성공을 정의하도록 내버려두는 데 익숙하다. 인생을 스토리로 치면 주인공은 자신인데 사람들은 타인에게 맡겨두는 일이 흔하다. 쿠키가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수영 30분이 지난 이후에 수영을 해야 한다는 것도 그런 규칙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통념은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기보다는 옛날 적십자 응급조치 지침서 때문이라고 한다. 읽으면서 웃을 수 있고, 통념 깨기를 통해 혁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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