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해체 혹은 은퇴

입력 2017-02-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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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람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전공 석사과정

▲김주람 대학원생.
▲김주람 대학원생.
원더걸스가 해체했다. 대학시절 텔미의 충격을 기억하고 있는 필자에게 이 걸그룹의 해체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또래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돌 그룹들을 소위 ‘빠’처럼 좋아한 적이 없었음에도 원더걸스의 해체 소식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2013년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리베라의 은퇴 행사들을 본 적이 있다. 행사에는 감동과 흥겨움이 있었고, 멀리서 그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던 필자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됐다. 커리어 전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선수만이 받을 수 있는 축하와 경의가 표해졌다.

원더걸스 해체 소식을 들은 팬들은 각종 SNS에 감사의 표시를 올리기도 했지만, 대중이 느끼는 주된 감정은 아쉬움이다. 끝이라고 하기에는 그들이 여전히 젊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수년 내 멤버들 중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연예활동을 중단할 것이다.

씁쓸한 감정이 드는 이유는 이런 아쉬움이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와 같은 삼십대 초반의 청년들도 이들과 유사한 위치에 있다. 많은 이들이 존중받는 일자리를 얻지 못해 사회적 빈사상태에 놓여 있고, 실력과 운이 따라주는 이들조차 50대까지 괜찮은 사회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지금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입한 이들조차 대부분은 퇴직 연령까지 그 위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40대에 더 어린 인력으로 대체되는 그들도 여전히 젊고 매력적일 것이다. 원더걸스의 해체가 아이돌 산업의 생리를 따른 것이듯, 이유가 어떻든 우리가 사는 사회도 점점 대체가 수월하고 권장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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