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2017 세계경제대전망’

입력 2017-01-02 10:43 수정 2017-01-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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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동 정치가가 세계를 뒤흔들다

“한 선동 정치가의 승리가 미국과 전 세계를 뒤흔들다.” 과연 그럴까.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발간한 ‘2017 세계경제 대전망’은 새해에 펼쳐질 일들에 대한 통찰력을 담고 있다.

매년 발간되는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필진이 저마다의 전망을 내놓은 것을 모은 것이다. 제1부에는 리더스, 비즈니스, 금융, 국제 등 주제별 전망이 실려 있고, 제2부에는 미국, 중국, 유럽 등 지역별 전망이 실려 있다. 필요한 부분만 뽑아 읽는 것도 좋다.

책을 펼치자마자 미국의 새 대통령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현실 세계의 악동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자리에 선출되었다”라는 주장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여진이 있을 것이다”라는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으로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더한다. “새 대통령이 자기 기업에서처럼 비양심적이고 (비판적인 언론사들에 대해) 보복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공화당 의원들은 정당에 대한 충성심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그가 사익과 공익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평소의 생각과 이코노미스트지의 전망은 일치한다.

트럼프 정권에서 경제는 어떨까? 이 문제에는 더 가혹한 전망을 내놓는다. 무역, 규제, 이민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가 권한을 행사하면 할수록 경제는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불편한 진실은 미국 경제의 운명이 트럼프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내수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구원투수가 되어줄까. “2017년에도 세계 경제의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 경제가 튼튼할 때는 평균적으로 4% 수준의 성장을 했지만 2017년에는 기껏해야 2.5%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문제는 2018년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코노미트스지의 전망은 다소 우울하다. 서구 사회의 노령화로 인해 공산품 수요는 줄어들고, 일반적으로 미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개인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공식 추정은 향후 10년간 요양보호사, 간호사, 재택 건강 보조원, 패스트푸드 산업 종사자, 소매 영업사원들을 꼽는다. 이 가운데 학사 학위자의 평균 임금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직업은 간호사뿐이다. 5가지 직업 모두 이민자가 종사하는 직종들이다.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바깥 상황이 도움을 주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우울한 전망 속에서도 지능형 에이전트를 이용한 가상 개인 비서와 같은 사업은 활황을 보일 것이다. 즉,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산업들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7년에 가장 크게 변화가 일어날 분야는 상거래일 것이다. 더 많은 소비자가 물건과 서비스를 구입할 때 지능형 에이전트를 찾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음성 명령으로 움직이는 서비스나 기기도 활성화할 것이다.

새해가 다소 칙칙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역사는 불황이 가시고 나면 새로운 기회들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 책의 곳곳에서 새로운 기회의 문이 어디서 열린 것인가를 행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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