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다국적社, ADC에 앞다퉈 투자..레고켐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

입력 2016-11-15 09:40 수정 2016-11-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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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 레고켐바이오 CTO, "1세대 단점 보완한 차세대 ADC 개발..국내외 기업과 공동연구"

▲레고켐바이오 오영수 CTO
▲레고켐바이오 오영수 CTO
지난 3일 독일계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ADC 기반의 다발성 골수종과 백혈병, 폐암 치료제 파이프 라인을 가진 스위스의 NBE 테라퓨틱스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아직 기전 증명 단계인 이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것은 인간 항체 스크리닝 기술과 약물 탑재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ADC 개발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에는 영국계 아스트라제네카가 스위스의 바이오벤처인 ADC 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 ADCT)에 1억 500만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 역시 이 회사가 보유한 혈액, 고형암 관련 ADC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신규투자금 역시 임상 진행에 사용될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ADC(antibody drug conjugate)에 투자하고 있다. 항원에 특이적으로 반응,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이나 톡신(toxin)을 첨가한 ADC는 항체의약품과 화합물의약품의 장점을 모두 가져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ADC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유력한 바이오텍으로 손꼽힌다. 레고켐바이오는 1세대 ADC의 문제점을 보완한 차세대 ADC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오영수 레고켐바이오 연구소장은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미 중국의 푸싱제약과 ADC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글로벌 제약사의 1차 평가가 끝난 파이프라인도 있다"면서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세대 항암제 ADC, 해결해야 하는 이슈들

▲ADC의 작용 기전. (제공: 레고켐바이오)
▲ADC의 작용 기전. (제공: 레고켐바이오)
ADC는 하나의 항원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약물이나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톡신을 항체에 붙여 체내에 주입한다.

세포(암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타깃 항원에 항체가 결합하면 세포 안으로 물질이 끌려 들어가는 내포 작용에 의해 세포 내로 유입된다. 이후 가수분해효소에 의해 항체가 분해될 때, 첨가됐던 물질이 떨어져 나가 세포를 치료하거나 사멸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암세포에 많이 존재하는 항원을 타깃으로 하면 기존 항암제가 가진 비특이적 반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저분자 화합물이 가지는 높은 약효도 기대할 수 있다.

많은 기대를 얻은 ADC지만 몇 가지의 문제점이 존재했다.

첫번째 문제는 약물, 톡신의 부착부위에 따라 항체의 기능성이 저하되는 것이다. 기존 방법은 첨가시킨 물질이 항체의 모든 부위에 붙을 수 있는데 만약 항원과 결합하는 부위에 물질이 붙으면 항원과의 결합력이 떨어져 반응성이 낮아지게 된다.

두번째 문제는 예상치 못한 이성질체(isomer)의 생성이다. 항체에 물질이 결합할 때, 결합하는 개수가 일정하지 못하고 또, 부착 위치에 따라서 같은 성분임에도 다른 성질을 나타내는 이성질체가 형성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개의 약물이 결합할 경우, 무려 2000개가 넘는 이성질체 형성이 가능하다. 이성질체는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와 다른 기전으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항체와 물질을 결합시키는 결합구조가 취약한 문제가 있다. 1세대 ADC는 주로 시올-말레이미드 연결체(thiol-maleimide linker)를 이용해서 항체에 물질을 부착한다. 이 연결은 결합력이 약해 타깃 세포에 도달하기 전에 연결한 물질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오프-타깃(off-target)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더 진화된 ADC 개발에 성공한 레고켐바이오

레고켐바이오는 기존의 ADC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차세대 혹은 2세대라 불리는 새로운 ADC 개발에 성공했다.

오 소장은 “이성질체가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항체의 말단(C-terminal)에 효소가 인식할 수 있는 CAAX 모티브를 붙였다. 우리가 매달고자 하는 약물이나 독소가 모티브를 인식한 효소의 끝부분에만 부착이 될 수 있게 해 일정한 단일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소반응과 화학적 반응을 통한 간결한 제조 공정임에도 순도 높은 단일 물질 생산이 가능하다.

▲레고켐바이오가 개발한 ADC 기술. 모티브를 첨가함으로 물질이 부착되는 부위를 확정, 균일한 단일물질 생산이 가능하다. (제공: 레고켐바이오)
▲레고켐바이오가 개발한 ADC 기술. 모티브를 첨가함으로 물질이 부착되는 부위를 확정, 균일한 단일물질 생산이 가능하다. (제공: 레고켐바이오)

약물과 항체의 비율(Drug Antibody Ratio; DAR)까지 조절할 수 있고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물질을 한 항체에 부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DAR의 개수를 2의 배수로 일정하게 증가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증가하는 양에 비례해 약효가 향상되는 것이 관찰됐다. 부착 위치가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항체의 장점인 항원 결합 능력도 잃지 않는다.

레고켐바이오는 기존 ADC의 불안정성과 오프-타깃 부작용 발생을 해결하기 위해 항체와 물질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연결기(linker)를 자체 개발했다.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효소(pH4~5)에 의해 분리되도록 개발된 연결기는 일반 세포의 pH7의 플라즈마(plasma) 환경에서는 안정적으로 연결이 유지된다.

실제로 외부 연구기관에서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체내에서 DAR이 쥐의 경우 7일간 일정하게 유지됐으며 원숭이에서는 7일째, 10% 만이 감소되는 현상을 관찰했다. 체내 농도 역시 일반 항체 치료제보다 길게 유지됐다.

오 소장은 “레고켐이 개발한 링커(linker)기술은 안정적이고 높은 성능으로 부작용을 줄일 뿐 아니라 세포로 전달되는 약물이나 독소의 농도를 높여 약효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 다양한 협력관계 바탕으로 해외 기술이전 눈앞

레고켐바이오는 현재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를 과다 발현하는 암세포를 타깃으로 유방암 치료제와 기존 치료제로 사용되는 허셉틴(Herceptin)에 내성을 가진 JIMT-1 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오 소장은 “ADC에서는 항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 물성이 뛰어난 항체를 보유한 회사와 적극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 와이바이오로직스, 에이비엘바이오, 삼성의료원 등과 새로운 물질에 대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푸싱제약과는 라이선스 아웃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허셉틴(Herceptin) ADC에 대한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대규모의 생산력 확보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중국, 홍콩, 대만 등지에서 진행되는 임상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사용이 가능해 더 넓은 범위의 임상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혈액암치료제 개발 회사인 노르웨이의 노르딕 나노벡터와도 공동 개발에 나섰다. 혈액암에서 발현하는 CD37 타깃 항체에 레고켐의 링커 기술을 활용해 ADC 분야로의 확장과 더불어 다양한 혈액암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레고켐바이오는 다각도의 기술 이전 및 사업 전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레고켐이 탐색, 후보발굴한 물질을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 각각에 기술 이전을 하는 3자 분업 형태나 지역의 로컬 선두기업을 통한 지역 분할형 기술 이전 뿐 아니라 공동 연구를 통한 수익 분할 형태로도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오 소장은 "R&D의 성공여부가 기업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가지고 몰입해서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앞선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곧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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