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지진이 경제를 발전시킨다구요?

입력 2016-09-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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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지진이 경제를 발전시킨다구요?

“지진이닷!”
‘갑자기 땅이 흔들리더니 한 이발소 유리창이 와장창 깨집니다. 겨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이발사는 깨진 유리창을 보자 골치가 아파오는데요. 이때 웃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유리창 업자입니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지진과 수백여 차례의 여진, 19일 규모 4.5 지진까지…
대한민국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진의 공포는 발생당시 인명피해에 대한 두려움 탓이기도 하지만 물적 피해를 비롯한 경제적 타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진발생지가 관광지일 경우 심각한 타격은 물론 제조업과 유통업 모두 손실이 크죠.

하지만 지진이 꼭 경제적 손실만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더 큰 이득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요?
다시 유리창 때문에 골치 아픈 이발사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이발사는 결국 유리창 업자에게 새 유리를 주문합니다. 간만에 돈을 번 유리창 사장님은 평소 사고 싶었던 제품을 구매하죠.
결국, 시장은 점차 활성화되고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게 됩니다.’

"파괴는 일회성이지만 그 사회적 효과는 연쇄적이며 실제로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크다"
바로 프랑스 자유무역학자 끌레드 프레데릭 바스티아가 주장한 '재난의 경제학'입니다.

2008년 규모 7.9의 대지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성.
8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이었는데요.
역설적이게도 쓰촨성 지진 피해 복구 작업을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0.3%가량 상승했습니다. 복구 작업에 각종 자원이 집중되고 막대한 보상금이 풀리면서 인프라 재건 붐이 일었기 때문이죠.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해당 분기 성장률이 3.4%로 직전 분기보다 0.7% 상승한 사실이나 1994년 미국 LA 대지진 이후 원조와 투자가 집중돼 경기 침체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사실도 재해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죠.

물론 이 논리가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가 그렇죠.
자본조달 능력이나 정부의 뒷받침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재해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고 복구가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규모 재해를 겪은 OECD 국가는 재해 발생 연도 성장률이 1.3%포인트 상승했지만 비 OECD 국가는 9.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란 노이 하와이대 경제학 교수. 2009년)
GDP의 114%에 달하는 80억 달러의 손실과 함께 혼란 속에 기약 없는 재건사업을 진행 중인 아이티처럼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해를 겪은 개인에게 남겨진 지워질 수 없는 상처입니다.
이들의 정신적 충격은 몇 년 후 재건되는 건물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쉽게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길게는 평생 그들의 경제생활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죠.

결국 비극 속에서 경제 성장을 이루는 '재난의 경제학'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재해를 겪은 이들의 충격과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지속적인 대처방안이 아닐까요.

한반도 사상 최대규모의 지진과 일주일이 넘도록 지속되는 여진.
재난이후 경제활로를 예고한 '재난의 경제학'은 지진대비에 속수무책인 우리 현실앞에선 어쩐지 뜬구름잡는 '장밋빛'으로만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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