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③쪼개진 영국…어쩌다 이 지경까지

입력 2016-06-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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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유입 공포ㆍEU에 대한 불신 등에 브렉시트 진영 힘얻어…캐머런 총리의 잘못된 계산도 혼란 초래

▲영국 이민자 수 추이. 파란색: 영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 하늘색: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영국인. 출처 CNN머니
▲영국 이민자 수 추이. 파란색: 영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 하늘색: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영국인. 출처 CNN머니

영국이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최초로 EU 이탈을 결정한 국가가 됐다.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수를 넘은 것. 전 세계 유력 인사들이 한결같이 EU 잔류를 간청했으나 영국 유권자들이 이를 외면하고 결국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이다. 이로써 통합과 확대를 추진해온 EU가 큰 시련에 직면한 것은 물론 세계 경제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또한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가 접전을 거듭한 끝에 결국 찬성파가 승리했지만 영국은 온 국민이 절반으로 갈라서는 처지가 됐다. 영국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민유입 공포=시리아 사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준동 등으로 지난해 유럽에서 난민위기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도 끊임없는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을 우려한 서민층이 결국 EU에 강한 반감을 갖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성적으로는 브렉시트가 경제적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나 감성적으로는 이민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EU 법은 어느 한 회원국 시민권자가 역내 다른 국가로 여행하고 거주하며 취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국 주민은 이 규정의 영향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시달렸던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리투아니아는 물론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여러 EU 회원국 주민이 일자리를 찾아 영국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거기에 난민위기로 무슬림 이민자까지 대량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공포가 커졌다. 미국 CNN머니는 지난해 영국의 순이민자(영국으로 유입된 이민자 수에서 다른 나라로 이주한 영국인을 제한 수)가 33만3000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민자들이 영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복지 혜택도 가로챌 것이라며 반감을 가진 주민이 늘게 됐다.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주도했던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파라지 당수는 “남유럽과 동유럽에서 홍수처럼 몰려드는 이민자들이 영국 태생 근로자의 임금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선동했다.

◇EU와 유로화에 대한 불신=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EU와 유로화에 대한 영국인의 뿌리 깊은 불신을 자신들의 무기로 삼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런던시장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영국 텔레그래프 일요판 인터뷰에서 “EU가 아돌프 히틀러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등 독재자들처럼 단일 정부 아래 유럽을 통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EU의 비효율적인 법이 영국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EU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집권 보수당 내부에도 폭넓게 퍼져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반대를 부르짖었음에도 보수당이 분열된 가장 큰 이유다.

마이클 고브 영국 법무장관은 “EU 규제가 매주 영국 경제에 6억 파운드(약 1조원)의 비용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제 발등 찍은 캐머런=캐머런 총리의 성급한 판단도 국론분열과 혼란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캐머런은 2013년 보수당 내 EU 회의론자들을 달래고 반이민 정서를 겨냥해 오는 2017년에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내걸었다.

브렉시트를 수면 위에 떠오르게 한 것이 바로 캐머런이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이 결국 독(毒)으로 작용했다. 캐머런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도 압승하고 나서 올해 초 EU와 이주민 복지혜택 제한 등에 대한 협상을 벌여 영국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냈다. 이에 캐머런은 당초 2017년 실시하기로 했던 투표를 1년 앞당겼다.

그러나 브렉시트 찬성 여론이 만만치 않음을 간과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 됐다. 전문가들은 당초 투표 일정대로 가면서 그 전에 캐머런 총리가 좀 더 국민을 설득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U 탈퇴론자들의 자신감=EU에 잔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가장 큰 이유로 경제에 대한 타격을 들었다. 영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잇따라 보고서를 내고 파운드화의 추락과 영국 경기침체를 경고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이를 일축했다. EU의 과도한 규제에서 해방돼 경제를 더 활성화시킬 수 있고 통상에서 자국에 유리한 협상 진행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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