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큰 고비 넘겼지만 … 심경 복잡한 현정은 회장

입력 2016-06-24 10:53 수정 2016-06-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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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동맹 ‘2M’ 가입 눈앞… 지분율 1% 미만으로 떨어져 지배권 상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묘수가 모두 통했다. 불과 보름 전만 해도 난항을 겪던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은 가장 완강했던 선주 조디악에게 보낸 ‘현 회장의 눈물 어린 e메일’이 결정적 역할을 하며 극적으로 타결됐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마감 시한을 한 달 늦추기로 결정한 지 하루 만인 23일에는 현대상선이 해운동맹 협상 대상을 ‘THE(디) 얼라이언스’에서 ‘2M’으로 급선회, 마지막 관문인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상선은 이날 “그동안 해운동맹 가입을 위해 THE 얼라이언스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2M과도 가입 의사를 타진해왔다”며 “최근 2M이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혀 본격적 협상을 진행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2M의 러브콜 역시 현 회장과 머스크와의 친분이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M은 글로벌 해운사 1, 2위 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 스위스의 MSC가 결성한 세계 최대 해운동맹으로, 선복량 점유율은 28%대에 달한다. 2M이 협력 의사를 밝힌 이유는 여러 가지다. 유럽 중심의 2M은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 노선이 약하다. 이에 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둔 현대상선이 가입할 경우 2M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 현대상선의 미주 노선을 활용한 미주시장 지배력도 강화하는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게다가 용선료 조정 협상과 채무 재조정에 성공하면서 현대상선이 어느 정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두운 터널을 달리던 현대상선은 이달 들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셈이다. 현대상선이 해운동맹에 가입하면 채권단이 요구한 자율협약의 조건을 100% 충족하게 된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경영정상화를 눈앞에 둔 현 회장의 심정은 ‘안도’보다는 ‘착잡’에 가까울 것이다.

다음 달 2M 가입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채권단은 7월 중으로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7000억 원대 규모의 출자전환을 진행한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 지분이 40%대로 늘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현 회장 측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사실상 현대상선은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되는 셈이다.

이후 오는 8월 5일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상장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 관리)’에서 벗어나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공식 편입되는 것이다.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산업은행은 이후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해 현대상선을 꾸려나가게 된다.

현 회장은 13년가량 품에 안고 자식처럼 애지중지했던 현대상선을 채권단에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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