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공주’ ‘내딸 금사월’, 막장 드라마 아니다?...막장 드라마 규정과 징계, 보도의 문제는?

입력 2016-05-23 10:52 수정 2016-05-3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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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논란이 거세 징계를 받았던 '오로라 공주'
▲막장 논란이 거세 징계를 받았던 '오로라 공주'
막장 드라마에 대한 규정, 심의와 징계, 보도의 문제점을 진단한 논문이 최근 발표돼 눈길을 끈다. 최근 출간된 한국언어문화(59집)에 실린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와 정현경, 박상완 강사의 논문 ‘텔레비전 드라마의 막장 논란에 대한 고찰’은 막장 드라마의 규정과 심의, 징계 등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살폈다.

윤석진 교수팀은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막장 논란은 2008년 방송된 SBS 주말극 ‘조강지처클럽’ KBS일일극 ‘너는 내운명’ 등을 통해 촉발됐고 언론에 의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위해 개연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상황으로 구성된 일련의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로 명명됐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학술적 검토 없이 ‘막장 드라마’가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폐해를 통칭하는 용어로 고착화됐다고 덧붙였다.

윤석진 교수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방송과 드라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막장 드라마라고 낙인찍힌 작품에 대해 윤리적 기준만을 내세워 문제 있는 심의와 불공정한 평가, 더 나아가 창작과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방심위에서 다뤄진 드라마를 분석한 윤석진 교수팀은 방심위의 막장 드라마 심의는 세 가지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한다. 첫 번째는 막장 드라마에 대한 개념규정이 자의적이어서 “비윤리적이라고 판정한 내용”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라는 추측을 근거로 심의나 징계를 내린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막장 드라마 심의에 있어 형평성과 전문성, 공정성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고 세 번째는 막장 드라마의 심의가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실상의 검열기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진 교수팀은 막장 논란이 거셌던 ‘오로라 공주’ 등 6개의 작품에 대한 구조, 인물, 어법, 주제, 배경 등 극예술 분석과 장르적 특성 파악을 통해 방심위의 막장 드라마 심의와 징계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윤석진 교수팀은 방심위의 드라마 심의가 극예술로서의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막장 요소라고 치부되었던 개연성 없는 전개와 극단적 대사와 상황설정 등은 ‘오로라 공주’와 ‘압구정 백야’의 세태 풍자극으로서의 특성, ‘내딸 금사월’의 소극으로서의 특성, ‘왕가네 식구들’의 서사극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극예술로서의 텔레비전 드라마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의미 있는 요소가 된다며 이러한 장르적 특성을 고려할 때 막장 드라마로 규정했던 대부분의 근거들은 설득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술적 논의 없이 이뤄진 방심위 심의 역시 전문성을 결여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윤석진 교수팀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극예술로서 평가할 때 장르적 특성 외에도 연속 방송된다는 점을 감안해 내적 개연성을 보다 신중하고 세밀하게 검토해야하고 창작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극적 완성도를 보다 유연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진 교수팀은 막장 논란이 텔레비전 드라마의 모든 다양성을 배제하기 전에 한국사회의 모든 민주적 담론이 거세되기 전에 이에 대한 광범위한 학술적 접근이 요청되는 시점이라며 무엇보다 단순한 방송 프로그램 하나가 아니라 공공재로서 방송의 속성과 문화산업의 핵심 콘텐츠로서 극예술 속성이 공존하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심의하고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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