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인공지능 혁명의 본질

입력 2016-02-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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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인터넷이 연결(connectivity)의 혁명이었다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은 지능의 혁명이다. 이제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초연결·지능(Hyper Connected Intelligence) 시대로 접어들었다. ‘앞서갈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식물은 세포들이 연결된 유기체이나, 지능은 없다. 그런데 동물은 유기체이면서 지능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능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일차적인 답이 나온다. 지능은 동물의 행동 예측을 위해 발달한 것이다. 뻗어나가는 식물의 생장점에는 식물의 지능도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현재의 행동 예측을 넘어 미래의 가치 예측을 하기 위해 동물 수준을 넘는 인간의 지능이 발달한 것이다. 지능은 가치 판단을 통한 예측과 상황에 따른 맞춤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예측과 맞춤은 이같이 지능이 가져다 주는 근본적인 가치다. 예측은 지혜이고 맞춤은 감성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개인의 맞춤 선택을 하는 것이 지능의 역할이다. 인공지능은 식물 단계의 유기체에서 동물 단계로 사회 시스템을 진화시키고 있다. 인류가 자기 조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혁명이 초래한 초연결 사회에서 수많은 중간관리직이 사라져 갔다. 이어서 단일 기업은 해체되고 기업 생태계로 진화했다. 이제 인공지능 혁명이 가져올 초연결·지능 사회에서는 수많은 전문직이 사라질 것이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선진국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 핵심 이유다. 옥스퍼드대학은 더 나아가 미국 일자리의 47%가 10년 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의 거국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본격 등장에 대한 우려는 두 가지다. 약한 인공지능에 의한 양극화의 확대 우려와 스티븐 호킹, 빌 게이츠 등이 제기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이다. 일단 임계점을 넘어서면 인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인공지능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학적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우선 양극화의 문제는 ‘노동 총량 불변의 법칙’에 근거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직업들이 사라지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다보스 포럼의 발표 내용이다. 예를 들어 로봇 저널리즘이 등장하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사라지고, 로봇 어드바이저가 등장하면서 투자 자문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봇 저널리즘이 없애는 업무보다 더 많은 새로운 개인 맞춤 미디어들이 등장하면서 기자들은 새로운 저널리즘에서 숙련된 인공지능 비서를 데리고 질 높은 기사를 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매킨지는 800개 직업의 2000가지 작업을 분석하여 45% 정도만 인공지능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 사회를 예상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모라벡의 패러독스는 ‘인간에게 쉬운 것은 로봇에 어렵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의 시대가 될 것이고 새로운 개인 맞춤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또 스스로 자의식을 가진 강한 인공지능은 옥스퍼드의 닉 보스트롬의 연구 등에서 2040년과 2050년 사이 등장을 예상하고 있다. 물론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한 복잡계의 영역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우려하는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과 관련 규제는 미래학의 관점에서 기술 선도국가들이 치열하게 다룰 문제임은 틀림없으나, 적어도 대한민국의 당장의 전략적 고민 사항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응 전략은 단순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초래할 초연결·지능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하여 기술과 제도와 사람이라는 3대 요소를 중심으로 전 국가적 차원의 합의하에 강력하나, 유연한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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