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투데이]미국 중소기업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입력 2016-02-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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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미국 배우 잭 니콜슨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제목 같지만 요즘 미국 중소기업들의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미국 중소기업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국 경제가 선진국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것도 탄탄한 중소기업 덕분이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같은 미국의 대기업들이 주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0위를 모두 차지할 정도로 잘 나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나 미국 정부가 제일 먼저 챙기는 고용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석유화학, 철강, 기계, 금융 업종 등의 대기업들이 경영난으로 인력을 대거 줄이고 있는데도 실업률 5%의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비결의 열쇠를 중소기업이 쥐고 있다. 1990년 이후 400만개나 줄어든 대기업의 일자리를 중소기업이 8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해 메우고 있다. 미국에서 영업 중인 고용인력 100인 이하 중소기업은 대략 2800만개사. 미국 일자리의 55%를 책임지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에 비해 고용 비중은 낮지만 미국 기업 총매출의 54%와 비농업부문 국내총생산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중소기업의 좋은 분위기는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자신감과 의욕이 차 있는 중소기업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갈수록 힘들어하는 우리 중소기업의 분위기와는 사뭇 대비가 된다. 금융위기로 곤두박질쳤던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자신감을 되찾은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살아남았거나 새로 창업한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올스테이트가 최근 미국 25개 주요 도시의 중소기업인 26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경영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는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그렇다고 할 정도다. 경기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세계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상상하기도 힘든 수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런 조사를 하면 한 자릿수를 넘을 수 있을까?

경영성과가 좋으니 이런 응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3개월간 사업 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확대됐다는 기업이 43%에 달했다. 위축됐다고 응답한 21%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다. 3개월 내 고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도 23%에 달해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성장과 고용 증가세가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시중에 돈이 흘러넘치니 자금 사정도 좋을 수밖에 없다. 사업자금 대출에 어려움이 없다는 기업이 59%나 될 정도다. 중소기업을 하면서 사업 확대되고 자금사정 좋으면 무슨 걱정이 있겠나 싶다.

하지만 미국의 중소기업들도 정부 규제를 골칫거리로 여긴다. 규제가 부담스럽다는 기업이 60%. 우리 기업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지만 환경, 의료보험 등의 규제가 늘어나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미국의 중소기업인들이 부러운 것은 무엇보다 그들의 가치관이다. 기업 경영 동기로 돈을 먼저 꼽은 중소기업인은 5명중 1명 뿐이었다. 절반 이상은 기업 대표라는 그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고 있고 34%는 탄력적인 근무시간을 즐긴단다. 25%는 열정적이고 창조적으로 일하는 것 자체가 좋다니 행복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80%에 가까운 중소기업인들이 미래를 낙관하면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문화가 미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 이 조사의 결론이었다. 건강하고 활기찬 중소기업 문화는 경제는 물론 국민 행복과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언제 쯤 우리 중소기업인들도 이런 분위기를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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