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직 ‘인력 부족’ vs 관리‧전문‧사무직 ‘넘치는 구직자’

입력 2015-07-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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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기능직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해야”

일자리의 구직과 구인의 불일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종별로 보면 기능직은 자리에 비해 일할 인력이 부족한 데 반해 관리‧전문‧사무직은 일자리에 비해 구직자들이 넘쳐났다. 이에 따라 기능직 일자리의 열악한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권역별 노동수급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김영근 지역협력실 과장·김민정 조사역) 보고서에 따르면 구인과 구직의 불일치 정도를 지수화한 미스매치 지수를 직종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2008~2009년 평균 21.2에서 2010~2014년 평균 26.3로 상승, 직종별 구인·구직 수요 간 불균형이 더 심각해졌다.

또 금융위기 직후 빠른 속도로 상승하던 미스매치 지수가 2012년부터 하락하고 있지만 2014년 현재 23.1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직종별로 보면 같은 기간 기능직은 구인 비중이 상승(2008~2009년 57.5→ 2010~2014년 58.1%)한 반면 구직 비중은 하락(42.7→39.5%)하면서 구인 우위 상태가 심화됐다. 즉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

이와 대조적으로 관리·전문·사무직의 경우에는 구인 비중은 정체된 가운데 이러한 직종에 대한 취업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구직 비중이 늘어(45.1→47.4%) 구직 우위 미스매치가 심화됐다. 다시 말해 일할 자리는 이전과 차이가 없는데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서비스·판매직은 큰 변화 없이 대체로 구인·구직 비중이 균형을 유지했다.

◇대졸 이상 ‘구직 우위’ vs 고졸 ‘구인 우위’ = 학력별 미스매치는 2008~2009년 평균 27.5에서 2010~2014년 평균 28.2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2012년 30.3으로 높아졌던 학력별 미스매치 지수는 최근 들어 금융위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먼저 대졸이상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더딘 가운데 높은 대학 진학률 등으로 구직 비중이 상승(19.8→22.6%)하면서 일자리 수급 상황이 구직 우위로 더 나빠졌다.

이와 달리 고졸은 구인 비중이 상승(63.4→65.3%)한 가운데 구직 비중은 하락(42.5→ 40.9%)함에 따라 구인 우위 상태가 더 심각해졌다.

◇비상용직, 여성 및 고령층의 구직활동 증가로 구인 우위 완화 = 종사상 지위별 미스매치는 2008~2009년 평균 21.8에서 2010~2014년 평균 15.5로 하락했다.

상용직은 구인 비중(72.9→72.8%) 변화가 미미한 가운데 구직 비중이 하락(94.7→ 88.3%)하면서 구직우위의 미스매치가 완화됐다. 비상용직의 경우에는 금융위기 이후 여성 및 고령층의 구직활동이 증가하면서 구인우위의 미스매치가 완화됐다.

◇대경·호남·동남 일자리 미스매치 큰폭 상승 = 지역별로 2010~2014년의 노동수급 미스매치를 보면 충청권(30.1)이 가장 심했다. 이어 동남권(27.8), 대경권(대구·경북, 26.6), 수도권(26.1), 호남권(26.0), 제주권(24.9), 강원권(23.6) 순이었다. 이들 권역별 노동수급 미스매치 평균은 26.3이다.

지역별 미스매치 정도의 변동폭을 보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모든 권역에서 미스매치가 심화된 가운데 특히 대경권(2008~2009년 대비 2010~2014년 평균, 11.0포인트↑), 호남권(6.7포인트↑), 동남권(5.4포인트↑)에서 미스매치 지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보고서는 이렇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노동수급 미스매치의 정도가 심화됐다고 결론 내리고 관련 정책 시사점을 몇가지 제안했다.

우선 기능직의 경우 구인 수요는 확대되고 있으나 중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높은 노동 강도, 저임금 등으로 구직 기피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정책당국 및 업계는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국인 근로자 감소에 따른 대체수요 증가도 기능직 미스매치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관련 대책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대경권, 호남권을 중심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관리·전문·사무직의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권역별로 주력산업과 연계한 연구기능의 확충, 지방 서비스업 전문화·고부가가치화 지원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산업구조 변화 등이 미스매치 심화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쇠퇴 산업과 직업에서 유출되는 인력을 산학연계를 통해 재교육해 성장 산업과 직업에 적절히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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