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 전도연 “감독의 오케이 사인, 숨통 트이게 해” [스타인터뷰]

입력 2015-06-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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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뢰한'에서 버림받고, 이용당하면서도 또 다시 사랑을 찾는 술집 여주인 김혜경으로 열연한 배우 전도연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배우 전도연(42)은 연기로 말한다. 자타공인 연기력의 소유자 전도연은 현시대가 갈구하는 최고 여배우의 조건을 갖췄다. 뛰어난 미모의 여배우들이 즐비하지만, 전도연의 아름다움은 유난히 빛난다. 그것은 이목구비의 ‘예쁨’을 넘어선 연기 잘하는 여배우의 ‘아우라’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전도연의 다음 작품은 여느 여배우보다 더 기대된다.

전도연은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무뢰한’(제작 사나이픽처스, 배급 CGV아트하우스, 감독 오승욱)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금 입증했다. 사람을 죽이고 도망간 애인을 기다리는 한물간 술집 여자 김혜경. 이 극단적 설정의 캐릭터는 전도연을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빚더미에 앉은 한 여성의 몰락과 허전함,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외로움, 낯선 사람에게 느낀 사랑과 애증, 인생의 고뇌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김혜경 역은 전도연에게도 궁금한 캐릭터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칸국제영화제 참석과 잇따른 ‘무뢰한’ 홍보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무뢰한’이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기대에 미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전도연은 영화와 극 중 캐릭터 김혜경에 대한 진지한 설명을 곁들였다.

“김혜경을 이해시키고 싶었다. 김혜경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수동적이며 그게 사랑이라고 믿고 한 곳만 바라보는 여자다. 그래서 자신의 곁에 묵묵히 있는 정재곤(김남길)을 보고 평범한 삶을 꿈꿨을 수도 있다.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마음이 느끼는 대로 행동한다.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무뢰한' 스틸컷(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그녀의 말처럼 김혜경은 한순간 정재곤에 이끌려 보통의 삶을 꿈꾼다. 평범한 밥상 앞에서 “나랑 같이 살면 안 될까?”라고 말하는 정재곤의 말에 “진심이야?”라고 묻는 김혜경의 눈에는 그러한 바람이 감춰져 있다.

“현장에서도 그 신을 다 좋아했다. 살인하고 도망자 신세가 된 박준길(박성웅)은 김혜경이 원할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했다. 하지만 정재곤은 늘 옆에 있었다. 그녀에게 정재곤은 특별하게 느껴졌다. 정재곤을 의심하고 가까이하면 안 되는 걸 알지만, 그 순간 여자의 약한 내면을 보여주며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 장면을 남자들이 특히 좋아하더라.(웃음)”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한 ‘무뢰한’에서 김남길의 존재감은 전도연이 배역에 몰입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처음에는 (김남길의) 지나친 발랄함과 귀여움으로 인해 불편했다.(웃음) 그만큼 김남길이 현장에서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여자 선배, 스태프 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다 좋아했다. 원래 밝은 성향의 그의 모습을 아니까 점점 편안해졌다. 저렇게 소년 같은 김남길이 정재곤을 연기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거친 매력이 잘 묻어났다. 얼핏 마초 같은 인물로 보이는 정재곤을 김남길이 연기했기 때문에 보호해주고 싶은 약한 모습도 비추어지고, 좀 더 캐릭터가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무뢰한'에서 버림받고, 이용당하면서도 또 다시 사랑을 찾는 술집 여주인 김혜경으로 열연한 배우 전도연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정재곤의 곁에서 빛난 김혜경은 빚에 허덕이고, 애인에게 버림받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을 놓지 못한다. 화려한 의상은 그녀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거친 남성들의 세계에서 동등하게 살아남은 김혜경에게 미모는 자신만의 무기다. 빚 독촉 등 처절함이 극대화돼 드러나는 신에서도 김혜경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하고 있다. 그간 하드보일드 장르가 남성 캐릭터 위주로 그려졌다면 김혜경은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영화 '무뢰한'에서 버림받고, 이용당하면서도 또 다시 사랑을 찾는 술집 여주인 김혜경으로 열연한 배우 전도연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이제는 연기적으로 모자람이 없어 보이는 전도연이었지만 여전히 노력했고, 겸손했다.

“‘내 연기 정도면 괜찮아’라는 생각을 했다면 서로가 자극을 받을 수 없었다. 노력은 자신은 물론 상대역에게도 자극을 줘서 좋은 작품으로 탄생한다. 현장에서 믿고 맡겨줘 감사했다. 긴장도 많이 하고 예민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김혜경의 캐릭터를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저는 감독 의존적인 배우다. 오케이 사인은 숨통을 트이게 한다.”

전도연은 인터뷰 말미 ‘칸의 여왕’ ‘믿고 보는 배우’라는 칭호보다 ‘궁금한 배우’로 불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관객을 궁금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쉬운 작품을 거절하고 어려운 작품만 하는 건 아니지만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작품이 대부분 복잡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쉬운 이야기보다 어려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물론 밝고 재밌는 이야기도 하고 싶다. 앞으로 믿고 보는 배우를 넘어 보고 싶은 배우로 남고 싶다.”

▲영화 '무뢰한'에서 버림받고, 이용당하면서도 또 다시 사랑을 찾는 술집 여주인 김혜경으로 열연한 배우 전도연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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