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최고 건축물] 현대건설 ‘사우디 내무성 본청’, 연면적 23만㎡ 역피라미드… 중력을 거스른 걸작

입력 2015-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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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층 철골 완공후 수평·처짐방지 난제, 치밀한 관찰·계산·예측으로 안정성 해결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본청 공사를 1984년 12월 1억9335만 달러에 수주해 1990년 11월에 완공했다. 준공 2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사우디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힌다.사진제공 현대건설

건설업계 맏형, 건설 종가(宗家), 건설 명가 등 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국내 건설업계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건설을 빼고 감히 한국 건설사를 논할 수 없다.

특히 최근 국내 건설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의 선전을 토대로 국내 건설업계가 한층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역시 오래전부터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해 온 현대건설의 비중이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크고 작은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고부가가치 플랜트·원전 및 대형 건축물 시공에 이르기까지 건설 전 분야를 섭렵하며, 한국 건설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진출 역사는 △국내 최초로 해외수주액 800억 달러 달성 △플랜트 사상 최단기간 완공 △국내 최초 고부가가치 공종 진출 △사상 최대 규모 공사 등 한마디로 정의해 개척과 도전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해외시장이 생소하던 당시 현대건설이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한 데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해외에 나가 선진기술을 익힘으로써 기술혁신을 이룩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국내 건설의 침체로 둔화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당시 현대건설이 진출을 염두에 둔 동남아나 중동시장에는 이미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등 외국의 선진 건설업체가 대거 진출해 있었고 그들은 최신식 공법에 최신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사우디아라비아의 내무성 본청 공사는 현대건설의 이 같은 정신이 잘 반영된 건축물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성 본청 공사를 1984년 12월 1억9335만 달러에 수주해 1990년 11월에 완공했다. 공사 기간만 약 6년, 3만2000평의 부지에 지상 8층, 지하 3층의 연면적 23만㎡ 규모의 철골조 건물이다.

건물 내부에는 2200대의 모니터 카메라와 18대의 엘리베이터, 8000회선의 통신시설과 60년대 당인리발전소 규모(2만5000㎾)의 비상 발전설비를 갖췄다. 투입된 철골만 2만3000톤으로 특히 피라미드를 거꾸로 한 본체 위에 이슬람 사원의 지붕을 연상시키는 돔 형태의 지붕이 인상적인 건물이다. 때문에 준공 2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사우디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힌다.

하지만 외관이 수려한 만큼 완공까지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우선 사우디 내무부의 까다로운 요구가 발목을 잡았다. 내무성은 도면 변경을 수차례 요구했고 1988년 6월의 네 번째 도면 변경은 각 방의 위치를 대폭 변경시켜 새로운 도면이 완성되기까지 8개월을 외부 작업만 실시해야 했다.

2차에 걸쳐 현장에 부임해 내무성 본청 건물의 완공을 마친 엄필현 현대종합설계 대표이사(당시 과장)는 당시의 기억에 대해 “당시 나는 사우디 내무성 조감도를 봤을 때 엔지니어로서 반해 버렸다”면서 “최첨단 시설도 그렇지만 시공하는 사람으로서 한번 해봐야 할 오피스 건물이라는 점에 필(Feel)이 꽂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건물이 역피라미드 구조였는데 보기에 모양은 좋을지 모르지만 언밸런스하니까 엔지니어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사는 쉽지 않았다. 외벽 마감공사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가설비계가 필요해 7층 높이의 가설 비계틀을 만들어 레일 위로 밀고 다니며 공사했다.

맨 위층 철골 캔틸레버 트러스(Cantilever Truss)는 완공 후 하중 때문에 처질 수 있는 부분을 미리 계산해 구조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 예측이 어려웠다. 설계자가 요구하는 300밀리미터 캠버(Camber)를 맞추기 위해 시간마다 변화를 체크해서 커브를 그려내야 했다.

실제로 이 공사는 난제임과 동시에 내무성 공사의 하이라이트였다. 맨 위층의 철골 캔틸레버 트러스를 완공 후의 하중에 의한 처짐을 미리 계산해서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공 당시 얼마의 높이를 들어올려야 준공 후 설비와 사람이 입주하고 나서 구조적으로 안정된 수평을 유지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일이 난제였다.

이 현장은 공사 현장 자체로도 힘들었지만 현대건설로서는 완공 후에도 숙제를 던져줬다. 오일쇼크로 어려움을 겪게 된 사우디 정부가 대금 완납을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현대건설은 완공 후 10여년이 지나서야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시 중동 국가들로부터 상당량의 미수금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다 받기는 했지만 회사로서는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후에 해외시장에서 선별수주를 하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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