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ㆍ투혼ㆍ슈틸리케의 한수…한국축구, 희망을 쐈다

입력 2015-02-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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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제공=뉴시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지난달 31일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 경기가 끝난후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은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대회 기간 대표팀이 보여준 투혼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로 석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과 헌신,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잃어버렸던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았다.

2014년 여름 한국축구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홍명보 감독 체제로 치렀던 브라질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국민들의 자랑거리였던 축구 대표팀은 분노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팀을 빠르게 수습해 나갔고, 부임 4개월만에 아시안컵에서 성공적인 성적을 받아들었다.

한국은 이번대회를 통해 미래를 짊어질 새 얼굴을 찾았다. 이정협과 김진현이 대표적이다. 이정협은 선발 당시 무명에 가까웠지만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득점포를 터뜨리며 아시안컵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김진현은 고비마다 슈퍼세이브를 보여주며 대표팀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비록 결승전에서 두 골을 내줬으나 4강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다.

미드필더 박주호의 발견도 큰 소득이다. 그간 수비수를 맡아왔던 박주호는 이번 대회 중앙으로 이동해 기성용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췄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왕성한 활동량과 파워 넘치는 플레이, 정확한 패싱 능력으로 기성용의 수비부담을 덜어줬다. 덕분에 기성용은 공수조율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한국은 경기 운영을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신·구 선수들의 조화는 대표팀의 결속력을 높였다. 차두리, 곽태휘 같은 형님들의 경험은 손흥민, 김진수 등 동생들의 패기에 힘을 실어줬다. 맏형 차두리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해 노련한 수비와 폭발적인 돌파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질풍같은 70m 돌파를 보여주며 후배 선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도 빛났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선수선발과 과감한 승부수로 팀을 이끌었다. 8강전에선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을 측면 공격수로 배치해 2-0 승리를 일궈냈고, 호주와의 결승전 후반엔 수비수 곽태휘를 원톱으로 끌어올리는 깜짝 전술로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23명 선수 모두 고루 활용하며 주전과 백업의 격차를 줄였다. 덕분에 대표팀은 이청용과 구자철 등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은 아시안컵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세계 축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대회 전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내가 원했던 부분이고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기술적인 부분은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수비에서부터 볼을 소유해 공격 전개를 해 가는 능력이 더 발전해야 한다. 볼 점유율이 높은데도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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