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왜 교육감만 무소속인가

입력 2015-01-05 11: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전 건설교통부 장관

무상급식 재원조달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과 지자체간 분쟁이 심각하다. 무상급식은 2009년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주장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자립형 사립고 폐지는 2014년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들고 나와 이를 반대하는 중앙정부, 학부형들과 충돌하고 있다.

경기도의 김상곤 교육감과 서울특별시의 조희연 교육감의 공통적인 특징은 두 사람 모두 진보성향의 교육감으로서 만일 교육감 선거에서 정당공천 제도가 있었더라면 당선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의 경우 2009년 당시 투표자의 40% 지지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당시 김진춘 등 보수후보의 표를 합하면 54%였다. 정당공천이 없고 보수후보들이 난립하여 김상곤 후보가 당선되었다. 2014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후보는 39%를 득표하였다. 보수 후보였던 문용린, 고승덕, 이상면 후보의 득표 합계가 61% 였다. 서울특별시 또한 보수 후보의 난립으로 인하여 조희연 후보가 당선되었다.

지방자치선거는 광역 지자체장과 의원, 기초 지자체장과 의원, 비례의원 ,교육감 등 모두 7명을 선출하는데 유독 교육감만 정당표시도 없고 기호도 없다. 정당인은 교육감 후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교육감은 정당 공천이 안 되는가? 정당한 논리도 없고 세계 각국의 제도와도 안 맞는다. 정당인은 교육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리는 헌법 31조에서 규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조항이다. 많은 사람이 이 조문의 의미를 교육은 정치로부터 단절되어야 하고 따라서 정당인은 교육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아직 지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정치적으로 편향된 지식을 주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정당인은 교육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잘못 해석한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정책도 외교·안보·경제 정책등과 같이 정치적 영향을 받는 국정의 일부이다. 현실적으로 교육정책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정치인이다. 대통령은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교육부장관을 임명한다. 현행법상 교육부장관은 정치인이 할 수 있다. 현재 황우여 장관은 새누리당 의원이다. 교육부장관은 교과과정 등 중요한 교육정책을 결정한다. 시·도 교육청의 교육정책도 교육감이 혼자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교육예산 등은 광역지자체의 의원이 결정한다. 광역지자체 의원은 대부분이 정치인이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교육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 교육부장관, 시·도의원이 모두 정치인인데 왜 교육감만 정당인이 안 된다는 것인가?

세계 각국의 지방교육 자치제도를 보면 대부분이 교육감 선출은 정당 배경이 있는 지자체와 관련이 있다. 일본은 지자체장이 임명한 교육위원이 교육감을 선출한다. 영국·독일·핀란드는 지자체와 교육자치가 통합되어 교육책임자를 지자체장이 임명한다. 프랑스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분리되어 있으나 교육감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미국은 50개 주가 다양한 제도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주가 지자체장이 교육을 책임지도록 되어 있어 교육책임자 선출에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는 14개 주에서만 실시하고 있는데 그중 8개 주는 정당공천제이고 나머지 6개 주만 무소속으로 선거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자치가 지방자치와 분리되고 정당과도 분리된 경우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별로 없다.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교육감 선거를 정당 공천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방교육은 무상급식 재원조달에서 보듯이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 교육자치는 지방자치와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감은 시·도지사가 광역의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럴 경우 교육감을 정당인인 시·도지시가 임명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 된다는 주장이 많아서 그와 같은 주장이 논리가 없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015,000
    • +0.77%
    • 이더리움
    • 4,489,000
    • +0.04%
    • 비트코인 캐시
    • 688,000
    • +1.1%
    • 리플
    • 749
    • +0.4%
    • 솔라나
    • 204,900
    • -1.21%
    • 에이다
    • 671
    • +0%
    • 이오스
    • 1,160
    • -4.61%
    • 트론
    • 171
    • +3.01%
    • 스텔라루멘
    • 163
    • +0.6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150
    • -0.58%
    • 체인링크
    • 20,800
    • -0.48%
    • 샌드박스
    • 652
    • +0.4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