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 스포츠 결산] 승리의 환희 속 맨살 드러난 체육계

입력 2014-12-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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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ㆍ월드컵ㆍ아시안게임…숨가쁜 한해

2014년은 스포츠의 해였다. 소치동계올림픽(2월)을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6~7월), 인천아시안게임(9~10월)까지 스포츠와 함께 숨 가쁜 한해를 보냈다.

스포츠는 우리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겼다. 온갖 사건ㆍ사고로 얼룩진 올 한해 스포츠가 있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승리의 기쁨은 짧고 과제는 긴 여운을 남겼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안현수(29ㆍ빅토르 안)의 귀화 뒤 숨은 파벌주의와 체육계 오랜 부조리가 드러났고, 브라질월드컵은 소통과 불통 사이를 좁히지 못하고 홍명보호의 침몰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45억 아시아인의 시선을 집중시킨 인천아시안게임은 2조5000억원을 쏟아 부으며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1조원이라는 빚만 남겼다.

한국 체육계의 부조리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회는 소치동계올림픽이다. 귀화 후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로 출전한 안현수는 8년 만에 올림픽 3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 황제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안현수의 기쁨은 우리 사회의 분노가 됐다.

파벌, 빙상연맹과의 갈등,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러시아로 떠난 안현수가 재기에 성공하며 러시아에 금메달 3개를 안겼지만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노메달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24)를 떠나보낸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또 다시 피겨 불모지라는 차디찬 바닥에 내려앉았다. 김연아를 앞세워 전 세계 피겨계를 호령하던 한국은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지만 전부 일장춘몽이었다.

올해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1차에서는 박소연(17ㆍ신목고)이 5위에 오르며 비교적 선전했지만 2차 대회에 출전한 김해진(17ㆍ과천고)은 11위에 그치는 등 여전히 세계적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파이널라운드에는 아무도 오르지 못했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목표로 닻을 올린 홍명보호는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선수 선발 과정부터 의리축구 물의를 빚은 홍명보호는 조별예선 3경기를 치르는 동안 골 결정력 부재와 수비 불안 등 고질적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침몰했다.

특히 박주영(29ㆍ알샤밥)은 조별예선 2경기에서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만큼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고, 정성룡(29ㆍ수원)은 러시아와 알제리전에서 5골을 헌납하며 비난의 표적이 됐다. 마지막까지 의리축구를 고집하던 홍명보(45) 전 감독은 재신임에 반대하는 축구팬들에 밀려 스스로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홍명보호의 침몰은 울리 슈틸리케(60) 감독과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월드컵 실패 이후 외국인 감독 선임에 초점이 맞춰졌고, 수십명의 후보 중 슈틸리케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의 첫 시험 무대는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은 한국의 5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79개ㆍ은메달 71개ㆍ동메달 84개(합계 234개)로 중국(금 151ㆍ은 108ㆍ동 8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90개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박태환(25)만 바라보던 한국 수영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36년 만의 ‘노골드’ 수모를 당하며 씁슬한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인천시가 떠안은 1조원의 빚은 3년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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