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베노믹스의 복병, 통화정책…한은 올드보이 금리인하 반대 기류

입력 2014-07-09 09:25 수정 2014-07-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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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통위 주목

통화정책은 재정정책과 함께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예고한 최경환호의 양대 날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정책 여건이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 안팎의 신중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당장,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국은행 출신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강한 어조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통위가 이달에도 금리를 연 2.5%로 14개월째 동결할 것이 유력하지만 조만간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세월호 사태 여파로 인해 더뎌진 경기회복세와 성장론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금리인하 동의 발언 등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정통 통화정책 전문가인 한은 올드보이(OB)들은 기준금리를 인하가 실익 없이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박승 전 한은 총재는 9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소비나 투자는 더 늘지 않고 가계부채만 키울 것으로 예상돼 금리인하에 회의적”이라며 “금리를 낮추면 유동성 함정에 더 깊이 빠질 뿐”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함정이란 금리가 낮아 시장에 현금이 넘쳐 구하기 쉬운데도 기업의 생산,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늘지 않아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은 총재 추천으로 2012년 4월까지 4년간 금통위원을 역임한 김대식 한중금융경제연구원장도 최근 언론기고를 통해 “우리나라와 같이 3%대 후반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현 금리 수준은 대단히 완화적이며 내수가 부진한 것은 금리나 통화량 때문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져 우리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금리의 정책 여력을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리정상화’ 로드맵에 따라 금리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2년 한은에 입행해 정책기획국, 국제국 등 주요 보직을 거친 후 시장에서 스타급 전문가로 부상한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금리인하를 강하게 반대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만일 한은이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부담감에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한국 경제가 ‘빚의 함정’으로 떨어질 리스크를 키우는 일”이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전세가격은 더욱 상승하고, 이는 결국 가계부채 증가와 개인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5월까지 한은 조사국 차장까지 역임한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었다. 임 연구위원은 “금리가 비싸 기업이 투자를, 가계가 자산구입과 소비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며 “특히 가계 보고 금리가 낮으니 빚을 내서라도 소비를 하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월호 사태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으면서 금리동결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오는 11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현 4.0%에서 최소 0.2%포인트 이상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망치 하향 조정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그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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