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마트] ‘잊혀질 권리’ 유럽 뛰는데 한국은…

입력 2014-06-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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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MS 등 인프라 확보 잰걸음…국내선 국회에 계류 중

온라인에 게시된 오랜된 내용을 삭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이른바 ‘잊혀질 권리’에 대한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이에 대응하자는 움직임이 빠르게 일고 있다.

지난달 13일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는 ‘곤살레스 사건’에서 잊혀질 권리를 인정했다. 이 사건은 스페인 변호사 곤살레스가 자신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하다 시작된다. 그는 검색 결과에서 우연히 자신이 지난 1998년 빚 때문에 집을 강제 경매당한 기사를 보게 됐고, 이를 구글에 삭제 요청하지만 구글은 거절한다. 결국 곤잘레스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승리하면서 그간 이론적 논란만 있었던 잊혀질 권리가 수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IT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갖춰야 하고, 또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의 법적 책임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잊혀질 권리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아시아나 아프리카보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이번 판결로 유럽에서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 검색 결과를 삭제할 수 있게 됐고, 일반인들의 이런 요구도 늘고 있다.

영국의 한 정치인은 자신의 활동과 관련한 기사 검색 결과를 삭제해 줄 것을 구글에 요구했고, 성폭력과 관련된 한 남성 역시 검색 정보에서 자신에 대한 내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기업들 역시 부정적 사건에 대한 검색을 제외해 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판결로 구글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검색 사이트 ‘빙’에서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를 삭제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검색 서비스가 아닌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잊혀질 권리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이뤄야 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잊혀질 권리에 반대하는 시각도 많다. 영국 총리실은 “온라인상의 잊혀질 권리를 최초로 인정한 ECJ 판결로 사실에 기초한 인터넷 정보까지 삭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유럽에서의 빠른 움직임과 달리 국내는 아직 잊혀질 권리에 대해 걸음마 단계다. 이미 포털사에 블라인드 처리를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데다, 법적 판결이나 법률 근거가 없다는 이유다.

한편 잊혀질 권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사용자가 개인정보 관련 게시물을 삭제 요청할 경우 즉시 삭제토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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