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방벽·대형 차수문… ‘안전 원전’ 고삐 더 조이는 한수원

입력 2014-05-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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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 사장 “안전 없는 혁신은 무의미”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안전에 사활을 걸었다. 한수원은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이 국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력한 안전성 확보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안전성 검증 거친 고리1호기는 계속 운전 = 한수원은 고리1호기에 대해 2017년까지 계속 운전하도록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승인받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설비를 교체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설계수명이 지났다는 이유로 고리1호기를 폐쇄하라는 일부 주장은 설계수명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즉 설계수명이란 원전 설계 시 경제성 등을 고려해 설정한 ‘최초 운영 허가기간’의 의미로,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 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이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말한다. 특히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원전 운영 허가기간을 재평가한 결과, 설계 당시 충분한 여유도를 부여했다는 점과 정비, 운영기술의 발달로 인해 운영 허가기간 이후에도 충분히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UAE에 수출한 원전의 경우 운영 허가기간이 60년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1호기는 저압 터빈과 증기발생기, 주 발전기 교체 및 피동촉매형 수소제거기 신규 설치 등 주요 설비에 대한 설비개선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왔다. 또한 미국의 운영허가갱신제도 규정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등이 적용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도 적용해 안전성 평가를 수행했고, 정부 심사와 IAEA 검증을 거쳐 계속 운전을 승인받았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 삼아 더욱 안전하게 =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고리1호기를 포함해 국내 모든 원전에 안전설비를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등 철저한 안전대책을 시행해 왔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해일로부터 원전을 보호하기 위해 고리원자력발전소에 설치한 거대한 해안 방벽이다. 이와 더불어 방벽 남쪽에 설치된 대형 차수문(遮水門)은 해일경보가 울림과 동시에 굳게 닫히면서 바닷물이 원전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거센 해일에도 원전만큼은 외부로부터 완벽히 독립되는 안전지대가 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이런 설비에도 불구하고 비상 디젤발전기가 침수됐을 경우에 대비해 최대 200시간 연속 전원 공급이 가능한 3200kW급 이동형 비상발전차를 모든 원전에 배치했다. 이 발전기는 차량에 장착돼 평소 침수 예방을 위해 부지가 높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만일의 상황이 되면 비상 출동해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최악의 경우 원전연료가 손상돼 대규모의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일본 원전과 같은 수소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기 없이도 작동하는 수소 제거설비를 모든 원전에 설치 중이다.

한수원은 이 밖에도 예상을 넘는 자연재해, 침수, 전력 차단 등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중대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56가지의 후쿠시마 후속조치에 따른 안전성 증진 대책들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안전 강화 드라이브는 세월호 참사 이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한수원은 4월 24일부터 한 달 동안 전 원전본부 및 수력·양수발전소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으며, 특히 원전에 대해서는 외부전문가 자문과 국제기구의 안전점검 수검, 재난관리 세미나 등을 잇달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조석 사장은 “안전이 없는 혁신은 무의미하다는 것에 전 직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모든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만에 하나의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운전은 세계적 추세 = 한수원은 특히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무리한 증축, 과적, 평형수 부족 등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한 탐욕에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가 노후한 점이 사고 원인인 양 간주하고, 이른바 노후 원전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식의 일부 주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은 이미 원전 건설부터 계속 운전 과정에서,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우리 원전은 안전에 안전을 거듭해 왔다며 안전성 논란을 일축했다.

해외 원전 선진국의 경우에도 발전소의 설계수명이 다가오면 일부 시민단체 주장처럼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 등 검증을 거쳐 계속 운전을 하는 것이 추세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설계수명에 대해 ‘기술적 제한기간은 아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0기의 원전 중 ANO 1호기 등 72기가 계속 운전을 승인받았다.

2014년 3월 기준 전 세계 가동 원전 435기 중 150기, 34.5%가 계속운전을 승인받았으며, 30년 이상 운전 중인 것이 194기(44.6%), 40년 이상 운전 중인 것도 48기(11%)가 있다.

◇첨단기술의 집합체 원전 = 원전의 계속 운전 비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까다로운 기준과 관련 법규가 체계화된 덕분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원전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수많은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지극히 낮은 고장 확률에도 대비해 그 어떤 위험요소에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게다가 선박이나 기타 다른 산업에 비해 안전 관련 규정과 법규도 많고, 사업자와 독립된 정부 규제기관의 규제도 철저하며 시민단체 등의 감시 또한 활발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도입된 이후 30여년간 단 한 차례의 사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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