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도 흐림…환율ㆍ가계부채ㆍ소비부진 ‘트리플 악재’

입력 2014-05-28 09:14 수정 2014-05-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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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꼈다. 가계부채ㆍ소비부진ㆍ환율불안 등의 고질적인 악재가 표면화된데다 세월호 참사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까지 겹친 탓이다. 경제의 양대 축인 내수와 수출이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9%라는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을 3.7%로 0.2% 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한국금융연구원은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4.1%를 제시했다.

불과 두달 여 전만 하더라도 하반기 경제는 상반기에 이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민간소비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자 낙관론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작년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에서 2분기 0.7% 증가로 돌아섰지만 3분기 1.0%, 4분기 0.6%, 올해 1분기 0.3%로 증가세가 점차 축소되며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하향조정 추세는 더욱 강해졌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작년 말에 상반기 민간소비가 45도의 완만한 속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20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월드컵 특수 등이 있겠지만 이같은 제한적인 성장 추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해의 상저하고의 경기흐름에 따른 기저효과와 세월호 여파 등으로 올해는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상고하저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계소득 증가 약화, 공적연금 미흡, 미래에 대한 불안, 과도한 교육비 지출 등으로 구조적인 소비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4분기 연속 증가하며 사상최대 기록을 이어간 1000조원 대의 가계부채도 소비여건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지난 1분기 처분 가능한 소득 중에서 얼마만큼을 소비지출 하는지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74.5%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세월호 사태는 단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국내 소비의 구조적인 문제로 소비회복이 강하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하반기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댈 곳은 수출 뿐이지만 이 마저도 ‘환율’이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이미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현실화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 계약 시점 상 환율 변동에 따른 여파가 통상 3~6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4월부터 본격화한 환율 하락이 하반기들어 본격 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경제 회복세가 흔들리면서 내수활성화를 전제로 3.9%의 전망치를 제시했던 정부의 올해 성장률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여파 등을 감안해 성장률 전망치를 최종적으로 따져보고 있다”면서 “다음달 말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신계열 기준을 적용한 조정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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