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산업계 핫 아이템]전기차, 한번 충전으로 160km

입력 2014-0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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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등 지방 중심 단거리 주행용 보급… 비싼 가격·급속충전기 부족 해결과제

자동차 도어와 천장은 유리로 제작돼 안이 훤히 보이고, 문은 하늘을 향해 열린다. 엑셀레이터를 밟자 ‘윙’ 하는 소리를 내며 차량이 질주한다. 분명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의 엔진소리와는 다르다. 영화 ‘미션임파서블 4’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BMW의 미래형 디자인 전기차 ‘i8’의 모습이다.

영화 속 친환경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왔다. BMW는 전기차 i3와 i8을 선보이고 올해 i3를 먼저 출시한다. 기아자동차는 올 상반기 쏘울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이미 지난해 전기차 ‘SM Z.E’와 경차 ‘스파크’를 출시했다.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기차의 단점은 빠르게 보완되고 있다. 먼저 BMW의 전기차 i3는 100% 순수 전기차로 1회 충전으로 최고 16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SM3 Z.E.는 준중형급 세단이라는 장점 아래 차량 크기뿐만 아니라 동력 성능면에서도 전기차의 성능을 개선했다. SM3 Z.E는 1회 충전으로 약 135km(복합연비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스파크EV도 143마력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135km를 자랑한다.

아직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전기차는 지방자치단체와 관공서 등 단거리 주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확대 보급되고 있다. BMW그룹은 올 상반기 첫 전기차 i3의 한국 출시를 앞두고 제주도에 전기차용 충전기 30대를 기증했다. 르노삼성은 제주특별자치도에 160대 보급사업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SM3 Z.E.가 총 487대의 신청 건수 중 307대를 차지하면서 법인 및 택시 고객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연료전지차도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전기와 물이 발생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친환경 자동차다. 전기를 동력으로 삼고,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 수소차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투싼ix 수소차의 연비는 가솔린 기준으로 환산하면 리터당 28km에 이른다. 가장 큰 차별점은 전기차의 3~4배에 이르는 긴 주행거리다. 투싼ix 수소차는 1회 충전에 최대 600km 가까이 주행할 수 있다.

그러나 친환경차에 대한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급속충전기 등의 인프라 부족 문제는 남아 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판매 속도를 봤을 때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에 4~5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라고 언급했다.

비싼 가격도 걸림돌이다. 현대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판매가격은 약 1억5000만원으로 소비자가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아직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 주행거리 등을 비교해봤을 때 차량 개인 구매를 유도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래도 친환경차가 자동차 시장에서의 핫아이템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과 독일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100만대 보급을 각각 2015년, 2020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은 2020년까지 전기차 5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국내 소형차 중 전기차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기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각국의 친환경차 개발·보급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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