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수출업계 비상…자동차·철강·유화 타격 오나

입력 2013-10-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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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심상치 않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제한적이던 엔저(低) 때와는 전혀 다른 국면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달러화와 엔화 대비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 하락에 따른 대외 경쟁력 상실 우려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054.3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1월 15일 1054.5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2008년 7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3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 해 1061.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산업계의 불안감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연중 최고점(1161.4원)을 기록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최저점이 붕괴된 만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1050원대 마저 조만간 위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출 주력 업종 중에서도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부문의 기업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나머지 전자, 정유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반응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수출 비중이 75%~80%가량 차지하고 있어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환율 변동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결제 통화 다변화, 해외 생산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환위험을 낮추는 방편으로 해외 공장 생산을 늘려온 결과 올해 국내 공장에서의 수출 비중이 2008년 약 40%에서 25%로 낮아졌다.

자동차 업종과 마찬가지로 수출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석유화학 업체들도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큰 영향은 없지만 환율이 더 이상 하락할 경우 손실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당국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자와 정유 업종은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발생하는 사업 구조인 만큼 ‘자동 헤징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적인 환율 하락의 영향은 크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품 수출과 원자재 수입이 같이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외에도 유로화, 루블화, 위안화 등 다양한 통화로 결제하고 있어 환율 변동 위험 분산 효과가 있다”며 “수출입 거래 통화를 최대한 매칭하는 자금 운용으로 환율 영향 최소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석유제품 수출 비중이 높지만,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만큼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상당 부분 만회하게 된다”며 “환율 변동의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세가 국내 주요 기업들의 내년 경영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엔저에 달러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주요 수출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율을 내년 경영 계획 수립의 복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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