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부선장 모두 잃은 ‘SK’… 글로벌 전략 주춤

입력 2013-09-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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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사상 초유의 ‘오너 형제’ 동반 부재로 ‘기업가치 300조원’ 달성의 동력인 글로벌 및 신사업 전략이 당장 차질을 빚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 E&S가 STX에너지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에너지·발전 사업을 진행 중인 SK E&S는 STX에너지 인수를 통해 민간 발전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삼탄 등 3곳이 STX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민간발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SK E&S의 이번 결정은 오너십 부재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인수 금액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 E&S의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올 들어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독립·자율 경영을 강화하는 ‘따로 또 같이 3.0’ 신경영을 도입했다. 김창근 수펙스협의회 의장에게 안방을 맡기고,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최 부회장이 에너지 부문의 신수종 사업을 각각 전담해 왔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최 부회장까지 구속되면서 대형 인수전을 참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 회장의 빈자리는 SK의 해외 사업을 정체시킬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국 정부 관계자 및 기업 오너들과 친분을 쌓는 등 활발한 글로벌 행보로 성과를 창출해왔다. 최근 SK종합화학이 중국의 시노펙과 성사시킨 ‘우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두 기업이 연산 250만톤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총 투자비 3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최 회장은 2006년부터 중국 정부 당국과 시노펙 관계자들을 수 차례 만나 협상을 벌이는 등 지난 7년간 공을 들여왔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도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LG화학, 삼성SDI 등 경쟁사들에 비해 후발주자인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여러 합작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완성차 부품 업체와의 공동 판매망 구축 등 인프라 조성에 힘 써온 바 있다.

최 부회장은 올 초 생긴 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최 회장이 추진하던 글로벌 사업을 적극 챙기는 등 노력해 왔다. 그러나 최 부회장마저 이번에 법정구속 되면서 SK의 신성장동력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는 전문경영인 제도로 위기상황을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되지만 오너의 장기 공백은 결국 경영목표 달성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며 “향후 상황 반전이 없는 한 선장과 부선장을 모두 잃은 SK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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