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견기업 정책, 중기청의 역할- 서지희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9-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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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다. 사람도 허리가 튼튼해야 건강할 수 있듯이 중견기업이 튼튼해야 나라 경제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열린 중견기업회장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중견기업 강조론’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끊임없이 밝혀왔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소관하고 있던 중견기업 업무를 중소기업청으로 이관한 것도 중기·중견기업 정책의 통일성을 추구하기 위해서였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중기청은 아직도 중견기업 정책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견기업 육성책의 종합 세트인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을 준비해 왔으나 박 대통령에게 “육성정책 패러다임을 다시 짜라”는 주문을 받고 발표 일정을 또다시 연기했다.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에 현장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라는 채찍질이 가해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중견기업계에서는 중기청이 중견기업을 소홀히 대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무산된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 브리핑 장소를 당초 중소기업중앙회 내 회의실로 정했던 점도 중견기업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책뿐만 아니라 사소한 부분에서도 중기청이 중견기업계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체 기업 수의 9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0.04%를 차지하는 중견기업. 단순히 수치만 봤을 때 상대적으로 중소기업과 관련된 정책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기청이 중견기업 업무를 품게 된 이상 중견기업계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중견기업만을 위한 법안인 ‘중견기업 육성법’도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분법적 산업구조에서 나아가 중견기업의 입지를 굳히고자 한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중견기업을 챙기는 중기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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