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육을 실험한다

입력 2013-07-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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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학부과정 교육 방침에는 ‘최초’라는 단어가 자주 붙는다. 특별한 교육실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DGIST 신성철 총장은 10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이공계 대학 교육혁신 심포지엄’을 열고 단일학부제, 학부 교육 전담교수제, 전자교재(e-book) 형태의 융복합 교재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이공계대학 3대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눈의 띄는 부분은 학과를 없앤 단일 학부제 운영이다. 지금까지 이를 시행했던 몇몇 대학교들은 무늬만 학부제였다. 그러나 DGIST 학생들은 4년 중 3년 간 정말 아무런 전공이 없다.

이 기간 동안 200명의 학생 전체가 기초과학을 비롯, 인문사회학, 음악, 체육, 예술 등 전 학문을 두루 배우게 된다. 대학은 기술만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창의력과 리더십을 배양하는 ‘학교’이어야 한다는 철학에서다.

이를 위해 DGIST는 ‘학부 교육 전담 교수제’를 운영한다. 학부과정 교수들이 학부 학생들만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학부 학생들의 진로와 생활에 대한 멘토 역할까지 도맡는 제도다.

4학년 때 원하는 전공이 정해지면 몰입교육을 시행한다. 이때는 철저히 전문적인 소양을 기른다. 아직 어떤 학과가 개설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미 62명의 교수진이 갖춰져 있고 향후 외국 대학 교수, 노벨상 수상자 등까지도 초빙해 강의할 예정이다.

교재도 특별한 실험에 들어갔다. 기존의 대학교재 방식을 벗어난 DGIST만의 전자교재(e-book)를 만들고 있는 것. 이는 단순히 책을 전자화 한 게 아니라 각 분야의 서적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인문학 서적을 읽다가 물리학과 연계된 용어가 나오면 그 용어가 있는 교재로 즉시 타고 들어가는 식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억지로’ 과학기술을 전공할 필요는 없다. 3년 동안 다양한 공부를 하다 보면 얼마든지 다른 분야의 꿈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비공학 전공 비율을 25% 두기로 했다.

DGIST 이공래 기획처장은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전공을 선택하는 건 불행한 일”이라며 “진정한 꿈과 진로를 찾아주는 것은 대학의 분명한 임무”라고 말했다.

DGIST가 찾는 인재상도 남다르다. 모든 과목을 잘하는 수능형 인재가 아닌, 몇몇 과목에 푹빠져 있으면서도 다양한 과외 활동을 하는 창조형 인재를 찾는다. 이에 DGIST는 학생 대부분을 입학 사정관제로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이러한 투자가 과학자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업계의 열악함 때문에 의학·법학 대학원 등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다.

DGIST는 이를 ‘연구소 기업’을 통해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연구소 기업이란 연구원이 직접 창업하는 대신 기업이 연구원의 기술을 이용해 창업하는 것이다. 설립된 회사의 지분은 연구원이 50% 이내로 소유한다.

DGIST의 연구원들은 섬유 자동차 미용과 관련한 분야에서 이미 이러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이공래 기획처장은 “우리의 실험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타 대학 의대·법대 학부생들이 오히려 우리 대학원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핵심은 학문의 융복합을 얼마나 잘 이루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현편 원래 과학기술원이었던 DGIST는 2011년 석박사 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2년여간 준비끝에 내년 3월 처음 학부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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