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4.7조달러 글로벌 외환시장 환율 조작 의혹

입력 2013-06-12 10:4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제2의 ‘리보 스캔들’ 촉각…대형은행 트레이더들, 대량 매매주문 단시간에 넣는 방식으로 조작

글로벌 외환시장의 환율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의 비도덕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일부 글로벌 대형은행의 트레이더들이 수조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는데 기준이 되는 환율을 조작해왔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현직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환율 조작 사실을 전한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대형은행 트레이더들은 환율이 정해지는 60초 동안, 또는 그 직전에 대량의 매매 주문을 넣는 방법으로 환율을 조작해왔다.

이런 환율 조작은 스팟 외환시장에서 이뤄졌으며 최소 10년간 지속돼 펀드나 파생상품의 가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조작 대상이 된 스팟 환율은 지난 1994년 처음 도입된 WM/로이터 환율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펀드매니저들은 물론 FTSE그룹과 MSCI 등 지수 제공자들도 이 환율을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하루 4조7000억 달러(약 5300조원)의 거래가 이뤄지는 주요 금융시스템 중 최대 시장이다.

외환시장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미치기 어려운 시장이어서 규제는 물론 환율 조작에 대한 조사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FX트랜스페어런시의 제임스 맥기한 공동 설립자는 “외환시장은 거친 서부시대와 같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의 작은 움직임도 시장에 막대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국 펀드평가기관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펀드 규모만 3조6000억 달러에 이른다.

환율 조작 스캔들은 지난해 금융시장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 조작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통신은 전했다.

WM/로이터 환율은 실제 거래나 주문에 기초하기 때문에 조작이 쉽지 않지만 여전히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트레이더들은 지적했다.

영국 금융전문지 유로머니인스티튜셔널인베스터(EII)는 네 곳의 대형은행이 글로벌 외환시장 거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II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이체방크의 외환시장 점유율이 15.2%에 달했고 씨티그룹이 14.9%로 뒤를 이었다. 바클레이스가 10.2%, UBS가 10.1%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금융보호감독청(FCA)은 이번 환율 조작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펌 베이커앤드맥킨지의 애런 스리바스타바 파트너는 “스팟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을 시장 조작 혐의로 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시장은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WM/로이터 환율을 집계하는 월드마켓의 모회사 스테이트스트리트가 환율과 관련해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런던정경대(LSE)의 톰 키르히마이어 금융시장그룹 펠로우는 “가격 메커니즘은 전체 경제시스템의 닻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가격 메커니즘 조작은 자본의 잘못된 배분을 불러 일으키는 등 사회에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항상 화가 나 있는 야구 팬들, 행복한 거 맞나요? [요즘, 이거]
  • 지난해 '폭염' 부른 엘니뇨 사라진다…그런데 온난화는 계속된다고? [이슈크래커]
  • 밀양 성폭행 가해자가 일했던 청도 식당, 문 닫은 이유는?
  • '장군의 아들' 박상민,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 1000개 훌쩍 넘긴 K-편의점, ‘한국식’으로 홀렸다 [K-유통 아시아 장악]
  •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대북 방송 족쇄 풀려
  • 단독 금융위 ATS 판 깔자 한국거래소 인프라 구축 개시…거래정지 즉각 반영
  • KIA 임기영, 2년 만에 선발 등판…롯데는 '호랑이 사냥꾼' 윌커슨으로 맞불 [프로야구 4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7,198,000
    • +0.57%
    • 이더리움
    • 5,254,000
    • -0.21%
    • 비트코인 캐시
    • 657,000
    • +0.46%
    • 리플
    • 728
    • +0.28%
    • 솔라나
    • 232,900
    • +0.47%
    • 에이다
    • 639
    • +0.16%
    • 이오스
    • 1,116
    • -1.33%
    • 트론
    • 158
    • -0.63%
    • 스텔라루멘
    • 14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600
    • +0.52%
    • 체인링크
    • 24,420
    • -1.21%
    • 샌드박스
    • 638
    • +0.3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