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 충실한 대통령 보좌ㆍ정무역량 발휘 기대

입력 2013-02-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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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무관료 출신 돌아온 친박 좌장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데 모든 능력을 다 바쳐 보좌하겠다.”

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의 일성이다. 1년간 정치권을 떠났다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품으로 돌아온 ‘올드 보이’는 충실한 국정 참모를 자처했다.

비서실장 역할에 대해서도 “비서는 귀는 있는데 입은 없다”고 말한다. 왕(王)실장으로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그림자 보좌에 힘쓸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허 내정자는 정통 내무관료 출신이면서, 부산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이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정무적인 감각까지 겸비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겸양의 자세로 바싹 몸을 낮춘 그가 새 정부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전해 듣고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참모가 될 수 있을 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내무관료 출신 3선 국회의원…새 정부 핵심 참모로 부활한 ‘본박’ = 허 내정자는 친박 내부에서는 ‘좌장’이자 ‘구심점’으로 통한다. 한나라당 시절 친이(친이명박)·친박 간 계파 대립이 극심할 때 친박의 중진으로서 제대로 중심을 잡았다는 평이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도 친박계 중 유일하게 당 최고위원에 당선돼 당시 비주류였던 친박 후배들을 챙겼다.

그는 박 당선인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 온 본박(本朴) 인사로 분류된다. 박 당선인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것은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당 대표 시절인 2006년 사무총장으로 일하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2007년 대선 당내 경선 당시 박 당선인 캠프의 직능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데 이어 경선 패배 후에도 박 당선인 곁을 지키며 계파의 좌장역할을 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 4선에 도전했지만 ‘중진 물갈이론’ 속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물러섰다. 박 당선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에서였다. 그러면서도 박 당선인에 대한 측근 보좌는 멈추지 않았다.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전국에서 외곽지원을 했다. 박 당선인에 대한 그의 충성도가 어느 정도인 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평소 사석에서도 박 당선인을 걱정하는 말을 자주 했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에 대한 박 당선인의 신임도 두터워졌다. 지난해 총선 당시 친박들 사이에서 허 내정자는 ‘공천을 좌지우지 하는 핵심 친박’ 으로 불렸다. 19대 국회를 떠나 1년간 야인생활을 하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에 전격 기용된 것도 박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관계가 바탕이 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경남 고성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난 허 내정자는 부산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행정고시 8회로 내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내무부에서는 지방자치기획단장·지방기획국장·지방행정국장 등을 역임해 지방행정 분야에서 남다른 관록을 자랑한다. 또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기 전 경기 의정부시장과 부천시장을 거쳐 관선 충북도지사까지 지냈다.

이후 2000년 16대 총선 부산 북-강서을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꺾고 초선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부산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으며 한나라당 사무총장·최고위원, 국회정무위원장 등 당직과 국회직을 두루 거쳤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허 내정자는 중랑감 있으면서도 많은 이와 잘 지내는 화합형 인사로 알려져 있다”면서 “때문에 정부와 청와대, 국회간 다리 역할도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과거 부적절 발언·자질 논란…향후 행보 발목 잡을수도 = 허 내정자는 새 정부에서 9명의 청와대 수석 보좌관을 진두지휘할 뿐만 아니라 장·차관급 고위직 인사를 주도하는 인사위원장도 겸해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강한 청와대’의 모습이 예고되는 이유다. 박 당선인이 깊은 속내까지 읽어내는 최측근인 허 내정자를 청와대 수장 자리에 배치함으로써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허 내정자는 중앙·지방 행정에 3선 의원 경험까지 있어 새 정부에서 큰 정치적 야욕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야당에서는 “박 당선인에게 직언은 하지 않는 전형적인 ‘예스맨’참모”라고 비판한다. 여권에서조차 “젠틀맨으로 너그러운 성격이라서 당선인이 듣기 싫어할 만한 쓴소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과거 원색적인 발언과 부적절한 정책 추진으로 논란을 빚었다는 점도 향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0년 16대 총선 부산 유세 중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손을 든 시민에게 “혹시 전라도에서 오신 것 아니냐”고 되물어 지역감정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9년 한나라당 부산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민주당은 빨갱이의 꼭두각시다”라는 색깔론 발언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자질 시비도 잇따랐다. 18대 국회 정무위원장 시절 저축은행 피해자를 정부가 직접 구제하는 내용의 특별 법안을 추진해 포퓰리즘 논란을 불러왔다. 비서실장 내정 이후에도 복사 수준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으로 여론검증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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