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분야 세계은행’ GCF 유치 극적인 역전 드라마

입력 2012-10-20 16:11 수정 2012-10-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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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우리나라가 20일 유럽의 강호 독일을 누르고 ‘환경분야 세계은행’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 사무국 국내 유치에 성공한 과정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1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7) 때 유치 의사를 공식 발효할 때만 해도 GCF 유치를 한국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가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될 정도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GCF 유치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게 가능하겠나”라며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설명을 들은 후 “한번 잘 추진해보자”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올 2~3월부터 범정부적 공세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 친서발송·전화 등 정상외교, 이사국 방문, 국제회의 시 양자면담, 주한 재외공관장 초청만찬 등을 통해 물밑 외교전을 펼쳤다.

이 대통령을 비롯해 박재완 장관·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유영석 환경부 장관들은 ‘GCF 유치 홍보맨’으로서 해외 출장 때마다 GCF 한국 유치를 위해 발로 뛴 것이다.

특히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 전환한 유일한 나라라는 점 △온실가스 주 배출국이 주로 중국 등 동아시아라는 점 △국제기구들은 주로 미국 등 선진국에 몰려 있다는 점 등 설득력 높은 근거들을 부각시켰다. 한국이 개도국이였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한다는 점이 먹혀 들어간 것이다.

한국은 ‘서류전형’에서도 높은 성적을 올렸다. GCF 유치국 선정 평가위원회는 법적 이슈, 특권·면제, 재정·행정 지원, 입지·여건 등 4개 평가 항목 모두에서 3개 등급 중 최상위등급(Green Light)을 받았다.

우리 정부의 노력에 하늘이 화답한 것일까. 지난 15일 우리나라에서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가 열려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국가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또 GCF 최종 투표가 한국에서 이뤄지면서 홈그라운드의 이점도 활용할 수 있었다.

한편에서는 ‘후보국인 한국에서 유치투표를 하는 것이 한국에 유리하지 않느냐’는 주장과 ‘독일, 멕시코, 폴란드가 후보국이면서 이사국인데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19일로 결정된 투표일이 20일로 미뤄지기도 했다.

투표는 오전 10시 반쯤에 시작됐다. 투표방식은 유치 신청국 6개국을 놓고 득표율이 가장 낮은 국가를 차례로 탈락시켜 유치국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인 투표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우리나라는 마지막에 독일과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투표장이 위치한 컨벤시아 건물 전체를 휘감았다. 박 장관은 GCF 유치 발표 직전까지 회의장 앞에서 이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며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독일과 한국이 13대 11로 경합을 벌일 것이라고 예견됐으나 투표 당일 한국으로 전세가 기울여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막판까지 독일과 이뤄진 치열한 경쟁을 묘사하기도 했다.

마침내 2시간가량이 지난 이날 오후 12시 20분경 인천 송도 유치가 최종 확정돼 발표됐다.

여기저기서 환호소리가 터져나왔고 GCF 유치를 위해 노력해온 박 장관, 한덕수 GCF 민간유치위원장, 송영길 인천시장,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 관계자들은 서로를 얼싸 안고 기뻐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12시50분경 GCF 관련 브리핑장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GCF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속에 유력한 후보였던 독일을 따돌리고 역전 드라마를 펼치게 된 데는 막판에 4∼5개 나라가 이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또 미국은 물론이고 독도 문제로 우리와 외교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아시아 국가들 대다수가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GCF 임시사무국은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I-Tower로 이전을 시작하고 내년 중에는 GCF 정식 사무국가 출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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