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일본 사랑'

입력 2011-01-12 09:28 수정 2011-01-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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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앞섰다는 자신감과 함께 끊임없는 일본 배우기 강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부인 홍라희 여사와 11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배워야죠. 겉모양(하드웨어)은 앞서는 데 속에 부품은 아직 많은 시간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1일 새해 첫 해외 방문지로 선택한 일본 출국길에서 기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10년후에도 삼성 제품이 살아남으려면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부품 소재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은 일본 기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부품 소재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과의 협력·교류도 활발하다. 특히 이 회장은 항상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의 첫 공식적인 대외 행보도 일본 기업인들과의 만남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차기 게이단렌 회장으로 내정된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 방한 일본 기업인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그는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일본기업으로부터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일본 주요 기업 수장과의 만남을 통한 협력관계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작년 5월엔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회사는 1990년대부터 반도체 등의 부품 구매협력에 이어 2004년 7월부터는 충남 아산 탕정에 S-LCD라는 합작회사를 출범시키며 LCD패널을 함께 생산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탄소섬유 분야 세계 1위인 일본 도레이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과 만났다.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삼성과 도레이의 협력관계는 과거 새한미디어 그룹과 도레이새한(현 도레이첨단소재)을 합작하는 등 40년간 유지되고 있다.

도레이는 IT 제품용 필름과 기능성 수지 등 소재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해 이를 삼성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과 일본의 인연은 어렸을 때 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 5학년 당시 일본으로 유학을 갔고 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지낸 후 다시 일본 와세다대학에 진학했다. 지난해에는 와세다대학 명예 법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다 바꿔라’로 유명한 프랑크푸트트 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도 일본이 깊숙이 관여했다. 1993년 6월 4일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이건희 회장 주재로 삼성전자 기술개발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후쿠다 삼성전자 디자인 고문을 포함한 3, 4명의 일본측 고문에 의해 만들어진 삼성 제품 문제점 보고서가 바로‘후쿠다 보고서’다. 이건희 회장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는 ‘삼성 신경영’ 선포를 하게 된다.

삼성의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져야 할 이건희 회장. 그는 일본을 뛰어넘었다는 자신감과 함께 끊임없는 일본 배우기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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