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11년 ‘슈퍼 히어로’를 기다리며

입력 2011-01-0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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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국제 스포츠 행사가 유난히 많았던 해였다.

2월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 이어 6월과 7월에 걸친 FIFA 남아공 월드컵,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세계 각지서 전해진 승전 소식은 경제 위기로 얼룩진 우리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감동의 서사시였다.

되돌아보면 경제 위기 때마다 우리 앞에는 어김없이 스포츠 히어로가 등장해 설움의 눈물을 환희로 바꿔줬다.

외환 위기로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세리 팩’ 박세리가 US 여자오픈 연장전에서 보여준 맨발 투혼은 역사에 길이 남는 것이었다.

당시 닷새 동안 93홀에 걸친 투혼 끝에 거머쥔 그녀의 우승은 IMF 사태의 그늘에서 신음하던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도 남음이었다.

그로부터 12년 후, 우리 앞에는 요정의 모습을 한 또 한 명의 히어로가 나타났다. 빙판 위의 요정 김연아가 그 주인공.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세계를 숨죽이게 한 그녀의 완벽한 연기는 금융위기의 파고를 힘겹게 헤쳐 나오던 우리에게 다시금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원정 첫 16강 진출 역시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었다.

2011년이 밝았다. 시청앞 광장과 안방 극장에서 울리퍼지던 응원의 함성도, 히어로도 아직 없다.

대신 치솟는 물가와 100만명을 넘어선 청년 실업, 얇아진 월급봉투가 금융위기의 끝자락에서 우리를 맞고 있다.

여기다 전역으로 확산되는 구제역 공포로 농심(農心)마저 얼어붙고 있다.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줄 히어로가 없다는 현실이 서글플 따름이다.

하지만 우리는 2011년이라는 새해를 선물로 받았다. 고난의 강도가 센만큼 이번에는 슈퍼 히어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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