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인피니티 M37 '고성능과 럭셔리의 뚜렷한 공존'

입력 2010-12-21 15:00 수정 2010-12-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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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3.7 엔진얹고 최고출력 333마력, 차체 밸런스와 감성품질 뛰어나

▲올-뉴 인피니티M. 두터운 보디라인을 밑그림으로 차체를 풍만하게 부풀려 고급스러움이 가득하다. 실제 바라봤을때 3차원적인 볼륨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START ENGINE' 버튼을 살짝 누르면 엔진은 미동도없이 숨을 들이쉰다. 오히려 테일 파이프를 비집고 쏟아져 나오는 배기음만 육중하다.

시프트 레버를 D레인지로 옮기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매끈하게 정지상태를 벗어난다. 주변에 퍼지는 낮고 웅장한 배기사운드에 우쭐함마저 솟구친다.

올-뉴 인피니티 M37은 그렇게 엔진룸 속에서 꿈틀거리는 최고출력 333마력을 조용하게 감추고 있다. 차에 오르고 출발하는 순간까지 그저 얌전하고 편안한 고급세단의 전형적인 모습만 허락하고 있다.

◇미국시장을 향한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피니티는 단순하게 규정된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경계선을 넘어 독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왔다.

'렉서스=가격만 비싼 도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결과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인피니티의 특성은 고성능과 럭셔리로 점철된다. 닛산은 독일 포르쉐를 추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같은 맥락의 인피니티 역시 프리미엄이 누릴 수 있는 고성능의 정점을 찍고 있다. 고급차를 지향하되 결코 성능을 간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속 100km 순항때 회전수는 2000rpm을 밑돈다. 묵직함을 바탕으로 한없이 여유롭고 넉넉한 크루징도 가능하다.
G와 M으로 양분된 인피니티 스포츠 세단 라인업 중 M은 넉넉한 품위와 고성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세단으로 손꼽힌다. 우선 차급을 넘어선 넉넉한 배기량이 특징이다. 터보의 억지스러운 쥐어짬이 아닌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넉넉함에서 부드럽고 여유롭되 날카로운 힘을 뿜어낸다.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차 안팎에 고급차가 지녀야할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시트 '스티치' 한땀 한땀에도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3세대로 거듭난 올-뉴 인피니티 M은 기존모델이 지니고 있던 넉넉함과 고급스러움을 바탕으로 엔진 업그레이를 내세웠다. M35와 M45로 나뉘던 라인업은 이제 M37과 M56이 되었고 각각 닛산 고유의 VQ와 VK엔진을 얹었다.

시승차는 V6 3.7 VQ37 엔진을 얹은 M37. 배기량에 따라 37과 56으로 나뉘었으나 결코 둘 사이의 우열을 갈라놓을 수 없다. M37에는 있는 힘을 쥐어짜며 달리는 통쾌함이 서려있고 M56은 느긋한 여유 속에서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무섭게 치고 달릴 수 있다는 정복감이 가득하다.

◇경지에 다다른 인테리어 기술 선보여=겉모습은 두터운 라인을 기준으로 보디라인 풍만하게 부풀렸다.

우아한 보디라인 속에 고성능의 아우라는 철저하게 감춰져 있다. 휠 하우스 안으로 곱게 숨어들어간 245/50R 18 타이어와 트윈 머플러 정도가 이 차의 성격을 가늠케 한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운전석과 동반석을 포근하게 감싼다. 단순한 차이지만 장거리 투어링 때 효과가 크게 다가온다.
인테리어 만들기가 경지에 다다른 인피니티답게 온몸을 우아하게 감싸는 실내는 포근하다.

1990년대 유행했던, 운전자와 승객을 감싸안는 듯한 '랩 어라운드'타입의 실내 디자인은 2000년대 후반들어 부활했다. 인피니티가 주도한 트렌드다.

독일차의 감성품질을 고스란히 닮았으되 ‘바우하우스’를 앞세워 딱딱하기 그지없는 그들과의 차별화도 뚜렷하다. 고성능이라는 명제아래 편의장비를 간과하지도 않았다.

부드러운 가죽 질감은 인피니티의 고급스러움에 부족함이 없다. 버튼과 다이얼의 조작감도 절도 있고 우아하다. 덕분에 자꾸만 버튼을 눌러보게 된다. 인테리어는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빈틈과 허점을 찾을 수 없다.

겹겹이 막아선 방음재와 흡음재 덕에 엷은 타이어 노이즈를 제외하면 실내는 한없이 정숙하기 만하다.

◇한계점 직전에서도 여유로운 몸놀림=엔진 스피드는 6500rpm부터 레드존으로 접어든다. 종종 레드존을 슬쩍슬쩍 넘기더라도 기분 나쁜 진동도 찾아볼 수 없다.

▲직선이 뚜렷했던 2세대 디자인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피니티의 디자인 룩을 더했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비슷한 사이즈지만 볼륨감은 크게앞선다.
연료차단의 벽은 계기판의 레드존보다 좀더 여유 있다. 마음껏 회전수를 끌어올려도 내구성 탄탄한 엔진은 가열찬 회전력으로 응답하고 있다.

순발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37.0kg·m다. 배기량을 따졌을 때 모자람도 넘치지도 않는다. 다만 이 힘이 뿜어져나오는 시점은 엔진 회전수 5200rpm이다. 제대로 M37의 경쾌함을 맛보기 위해선 부지런히 회전수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6초가 채 안 걸린다. 무섭게 튀어나가는 짧은 순간이지만 이 과정에서 주행안정장치 VDC는 개입되지 않는다. 웬만해선 무게중심의 이동도 어려울 만큼 섀시와 서스펜션이 단단하다. 접지력 좋은 타이어는 슬립할 틈조차 내주지 않는다.

자동차의 심장은 엔진이 아니라 브레이크다. 잘 달리는 것 못지않게 잘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 초고속 영역으로 달리다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가볍게 정지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은 믿음을 준다. 부드럽고 명민하게 반응하는 핸들링에선 자신감도 얻는다.

헤어핀 구간에서 FF와 FR의 특성이 순서대로 드러난다. 완성차 메이커는 굴림방식에 상관없이 안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언더스티어에 가까운 세팅으로 서스펜션을 다듬는다. 일반 운전자가 한결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체가 코너 바깥으로 밀려나가기 시작하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슬며시 떼는 것만으로도 차를 코너 안쪽으로 잡아끌 수 있다. 생각보다 턱-인 현상이 강해 어떤 코너도 자신감있게 컨트롤할 수 있다.

▲최고속도가 무의미한 시대가 됐다. 다만 최고속도까지 얼마나 빠르게 도달하고 또다시 얼마나 정확하게 멈춰서느냐는 관건이다. 올-뉴 인피니티 M은 이부분에서 수준급 성능을 지녔다.
뒷바퀴굴림의 장점은 그대로 되살아나되 단점으로 여겼던 몇몇 특성은 조금씩 경계를 허물고 있다. 편하게 덤빌 수 있는 후륜구동 고성능차다.

인피니티 M은 이렇듯 얌전한 운전자를 '드라이버'로 바꿔놓는다. 정속주행때 기대 이상의 연비를 뽑아내는 것도 장점. 무겁디 무거운 차체를 지녔음에도 웬만한 국산 V6 엔진의 연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선다.

7단 AT는 M37과 M56 모두 공통으로 장착한다. 트랜스미션 기어비조차 동일하지만 M37의 순항기어, 즉 7단 기어가 좀더 연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리터당 공인연비는 9.5km. 배기량이 큰 M56은 8.3km다.

다만 스포츠 드라이빙과 정속주행 사이의 연비 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어쩔 수 없는 고성능 세단의 특징이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즐길줄 아는 이들만이 인피니티 오너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인피니티의 스프린터 특성을 익히 알고 있는 주변의 오너에게 M37은 그저 조용히 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존재의 당위성을 내보인다.

앞서가는 올-뉴 인피니티 M37에 호기심이 가득하다해도 겁 없이 그의 꽁무니를 뒤쫓지 않는게 좋다. 자칫 우아한 뒷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조차 놓쳐버릴 수 있을테니.

▲인피니티는 억지로 출력을 쥐어짜내는 터보 대신 부드럽고 꾸준한 파워를 자랑하는 자연흡기 엔진을 고집한다. V6 3.7 VQ엔진은 최고출력 333마력을 낸다.

▲3세대로 거듭난 새 모델은 보디 라인을 한결 부풀렸다. 사진보다 실제 모습이 더욱 거대하다.

▲M37과 M56 모두 동일한 7단 변속기를 쓴다. M37은 순항기어비를 낮춰 좀더 연비에 치중하고 있다. 공인연비는 1리터당 9.5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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