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근통]머리부터 발끝까지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입력 2010-10-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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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환자 발병률 높아...전문약물외 요가·체조·명상 등 치료에 도움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저의 마음을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얼마 전 사망한 ‘행복전도사’ 고(故) 최윤희씨가 유서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최근 최씨가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를 앓았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병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루푸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안겨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루푸스라는 병 자체로는 전신통증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루푸스는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자신의 피부, 신장, 신경계, 폐, 심장, 조혈기관과 근육, 관절을 침범해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국내 루푸스 환자는 2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중 90%가 여성 환자다. 시간에 따라 증상의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데 가장 큰 증상은 전신의 붉은 반점과 구강 궤양 등이고 악화되면 관절통, 신장 기능저하, 신경정신증상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루프스 환자가 온 몸 여기저기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면 또 다른 류마티스 질환인 섬유근통을 동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전남대 류마티스내과 이신석 교수는 “루푸스 환자에게 발생하는 주된 통증의 원인은 루푸스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섬유근통으로 인한 것인데 섬유근통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전신통증이 루푸스의 악화증상이라고만 생각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섬유근통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는 어떤 이유로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 작은 자극도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 만성통증 질환으로 섬유근통이 루푸스 환자에게 발생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10배 가량 높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전체인구에 대한 섬유근통의 유병률이 2%인데 반해 루푸스 환자에 대한 섬유근통 유병률은 약 22%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신석 교수팀의 국내 조사에서도 90명의 루푸스 환자 가운데 약 16%인 14명이 섬유근통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루푸스 환자가 섬유근통을 동반할 가능성이 큰 것은 루푸스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자가항체가 신경통증을 전달하는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통증을 유발한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런 사실에 기초해 전문가들은 고 최윤희씨가 루푸스와 함께 섬유근통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섬유근통이 안겨주는 전신통증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심한 경우에는 옷깃만 스쳐도 아픔을 느끼는 등 환자의 10% 정도가 통증이 심해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섬유근통은 특히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통증 외 수면장애, 만성피로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매우 낮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 배상철 교수팀의 연구를 살펴보면 섬유근통은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등 고통이 심하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류마티즘 중에서도 신체적인 고통은 물론 정신적인 고통 또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정도가 더욱 심각해진다. 때문에 섬유근통은 조기에 인식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모를 전신통증과 함께 수면장애, 피로, 허약감 등과 같은 비통증성 증상들이 동반될 때는 섬유근통으로 의심할 수 있다. 관절염의 증상과 흡사해 후끈후끈 쑤시거나 근육이 뻣뻣해지기도 한다. 이 외에도 하나로 규정짓기 힘든 50여 가지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르기도 하다.

이러한 섬유근통은 전문적인 약물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리리카’ 같은 약을 먹으면 통증뿐 아니라 수면장애까지 완화될 수 있다. 이 약은 기존의 수면장애 치료제나 항우울제 보다 근본적인 치료제다.

이와함께 요가, 체조 등 운동치료와 명상과 같은 심리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전남대 이신석 교수는 “일반인에 비해 루푸스 환자에게서 섬유근통이 동반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을 감안, 만약 루푸스 환자에게 통증이 수반된다면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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