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엘리 기자의 게임 비밀노트]횡스크롤 RPG ‘던전앤파이터’

입력 2010-10-08 15:55 수정 2010-10-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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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 중 신규 맵 '추격섬멸전' 캡처화면.
"사업은 그냥 게임이에요. 진지한 모습으로 잘난 척이나 하는 그런 게 아니라고요“ GE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낸 전 GE 회장 ‘잭 웰치’가 이런 말을 했다.

왜 사람들은 게임에 열광할까. 그 이유가 궁금해 전 세계 총 회원수가(4월 기준) 2억 명에 달하며 서비스한 지 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온라인 인기 게임순위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횡스크롤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를 플레이 해 보았다.

‘유저들이 떠났다’, ‘해킹이 심각하다’는 평가는 차치하고 ‘제2의 던파’를 표방하며 나왔던 수많은 게임들이 그 아성을 넘지 못한 것을 보면 잘 되는 게임엔 어떤 원인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PC방에서 만난 한 유저는 현재 레벨 70으로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통해 던파에 ‘현질’(다른 플레이어에게 직접 또는 중개 사이트를 통해 현금을 주고 아이템이나 게임머니 등을 사는 행위)을 한 것이 30만원 안팎이라고 했다. 다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비하면 이것은 적은 액수라는 것.

그는 “자주 하다보면 질려서 한동안 안 하다가 딱히 할 만한 게임이 없어서 결국 ‘던파’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MMORPG는 지루한 반면 ‘던파’는 재미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도적’ 캐릭터로 할까, ‘마법사’ 캐릭터로 할까 고민하다 귀여운 ‘마법사’를 골랐다. 처음 마을에서 ‘퀘스트’(롤플레잉 게임에서 주인공이 NPC로부터 하달 받는 일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투를 했을 때의 느낌은 쉽고 간단하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방향키와 공격키, 가끔가다 스킬을 써주면 되니 나 같은 게임 초보도 금방 익힐 수 있었다.

고블린(하등생물)을 하나하나 없애며 ‘퀘스트’를 수행하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지나가 있었다. 레벨 10까지 만드는데 3시간 남짓 걸린 것을 보면 하루 날 잡으면 레벨을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18세 이용가로 자동 연결된 탓인지 고블린을 공격하고 죽일 땐 빨간 피가 쏟아져 나와 잔인하게 느껴졌다.

‘던파’는 시스템 상의 신선함과 독창성은 확실히 부족하지만 정석에 충실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처음엔 굉장히 단순한 듯 보였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스킬을 익히게 돼 손맛도 느낄 수 있었다. ‘점프 필살기 공격’이나 ‘연타’를 날릴 때는 좀 더 쾌감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었다.

‘던파’도 결국 ‘노가다’(사냥을 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게임의 전반적인 속도가 빨라 캐릭터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또 도전 끝에 얻는 보상이 굉장히 잘 구현돼 있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액션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들이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유저가 적을 공격할 때 확실하게 상대방을 파괴했다는 쾌감의 기분인 ‘타격감’이 들도록 하는 것인데 ‘던전앤파이터’는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인간의 원초적인 반사 신경과 조작능력으로 적을 제압하는 게임이지만 일종의 과제가 주어지고 고난과 난관을 헤쳐 나가는 동안 잡념은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던파’는 분명 잘 만든 게임이었다. 하지만 게임이 끝나고 나서의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아있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 동안 문득 ‘내가 왜 사냥을 하고 있지’라고 느끼지 않게 하려면 그것이 이유 있는 사냥이어야 하며 게임이 ‘게임성’이외에 ‘예술성’을 지녀야 하는 이유다.

식상함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어쨌든 검과 마법이 세상을 지배하는 가상의 대륙 ‘던전앤파이터’에서 재미 하나는 확실하게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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