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① 印 소프트웨어 보안 검열 개시

입력 2010-08-04 06:18 수정 2010-08-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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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스마트폰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각국을 중심으로 검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비롯해 중동 지역의 보안 문제가 이동통신업계의 화두로 대두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3회에 걸쳐 이동통신업계에 부는 검열·보안 문제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印 소프트웨어 보안 검열 나섰다

② 中 vs. 구글 사태 ‘점입가경’

③ 중동 통신보안 갈등 고조...UAE, 블랙베리 중단

테러방지,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터넷, 스마트폰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정부가 통신장비 업체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통신시장 규제법안을 제정했다.

인도 정부는 최근 화웨이, ZTE 등 외국 통신장비업체들이 인도 통신망 구축작업 중에 민감한 정부 비밀을 빼낼 우려가 있다면서 이를 통제하기 위한 강력한 법안을 만들었다.

▲인도의 통신산업 검열 강화로 관련 업체와 마찰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도 최대 통신사 바티 에어텔 쇼룸 (블룸버그통신)

새 법안에 따르면 통신장비업체들은 반드시 정부나 현지 통신사업자 또는 별도 지정된 제 3자 품질검수기관을 통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공장시설과 공급망에 대한 조사를 필수적으로 받고 모든 소프트웨어에 대해 보안체크를 해야 한다.

정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업체들에 대한 제재도 대폭 강화됐다.

통신망에서 스파이웨어 또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발견될 경우 통신사업자는 계약 금액의 100% 및 계약 건수 당 5억루피(약 19억원)의 별도 벌금을 물어야 한다.

통신사업자 하청 장비업체는 물건 공급이 금지된다.

업체들이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소스코드 공개 의무화다. 소스코드에는 기업의 핵심 기술 노하우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소스코드가 유출될 경우 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외 통신장비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정부의 조치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라며 “통신산업에서 소스코드는 일종의 성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파이웨어 및 악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벌금도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소프트웨어들은 업체가 의도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통신상 퍼질 수 있기 때문.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인도 통신부에 서한을 보내 “새 규제법안은 에릭슨과 같은 통신장비업체들에 전례 없이 불공정한 법”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에릭슨은 인도 최대 통신업체인 바티 에어텔과 지난 3월 13억달러 규모의 통신망 확충 및 3G 서비스 준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 통신장비업체 CEO는 “통신사업자들이 거대한 압력에 직면했다”면서 “이들은 이미 3G 인가를 얻기 위해 막대한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새 규제법안이 계속될 경우 관련 산업의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휴대폰 사용자는 6억4000만명에 달하고 매월 2000만명이 새로 가입하는 등 이동통신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인도 정부가 모든 통신장비는 보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선언한 이후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보안 검열 강화는 통신장비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리서치앤모션(RIM)도 지난달 블랙베리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인도 정부가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블랙베리 서비스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블랙베리는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달리 이메일 등 트래픽이 전송될 때 캐나다의 RIM 데이터 서버를 거쳐 자동으로 암호화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블랙베리를 통해 오가는 정보를 도청할 수 없다.

인도 경제전문지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달 구글에도 G메일 서비스를 정보국이 검열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타타 텔레서비스와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에도 그들의 고객이 주고 받는 데이터를 정보국이 감시할 수 있는 지 문의했다.

인도가 휴대폰 및 인터넷에 대한 통신 검열을 강화하는데는 중국 및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와의 영토분쟁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고 마오쩌둥 주의자 및 카슈미르 지방의 파키스탄 지지 반군 등 테러주의자의 활동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는 마오쩌둥 주의자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 테러 사건이 일어나 80여명이 숨졌고 최근에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과는 국경분쟁 관련 13차례나 회담을 가졌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합의는 요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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