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은 100% 회복⋯가격대별 온도차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가격대에 따른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낙찰률은 3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낙찰가율은 100%를 회복하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6년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1.8%로 전월(35.3%) 대비 13.5퍼센트포인트(p) 하락했다. 2023년 4월(19.0%)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낙찰가율은 전월(94.7%)보다 5.4p 상승한 100.1%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이다. 경매에 나온 아파트 가운데 실제 낙찰되는 비중은 줄었지만 낙찰된 물건의 가격은 감정가를 웃도는 현상이 나타났다.
가격대별 차이도 뚜렷했다. 감정가 2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낙찰률은 13.6%, 낙찰가율은 97.1%에 그쳤다. 반면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낙찰률 21.4%, 낙찰가율 103.6%를 기록했다.
초고가 아파트는 낙찰되는 비중이 낮고 낙찰가격도 감정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셈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모든 가격대가 고르게 강세를 보이기보다는 가격에 따라 수요가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낙찰건수가 각각 1건에 그친 광진구와 강동구를 제외하면 관악구의 낙찰가율이 111.7%로 가장 높았다. 성북구도 108.0%를 기록하며 감정가를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5.5명으로 전월(5.4명)보다 0.1명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크게 늘었다. 10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851건으로 전월(3405건)보다 약 13% 증가했다. 2014년 3월(4063건) 이후 12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반면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3.9%로 전월(35.4%)보다 1.5p 하락했다. 낙찰가율도 85.9%에서 85.2%로 0.7p 떨어졌다. 평균 응찰자 수는 5.8명에서 5.4명으로 감소했다. 경매 진행건수는 늘었지만 낙찰 비중과 응찰 경쟁은 전반적으로 약화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경매시장 지표를 주택가격 판단의 근거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택가격을 예측하려면 거래량과 매물의 증감, 선도지역의 거래가격 추이, 주택 공급 흐름, 금리와 경기의 향방, 해외부동산 흐름, 담보대출연체율 추이, 경매 물건의 증감과 낙찰률 등 객관적 자료를 잘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주택 매수자들에게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 추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수도권에서도 지역별 흐름이 엇갈렸다. 경기 아파트 낙찰률은 44.5%로 전월보다 2.7p 상승했지만 낙찰가율은 87.3%로 1.5p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고양시 일산서구(72.2%)와 파주시(73.3%)가 70%대 초반에 머물며 전체 낙찰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광명시는 135.3%, 수원시 영통구는 106.1%를 기록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낙찰이 이어졌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29.7%로 전월보다 2.0p 하락했다. 낙찰가율 역시 79.7%로 1.4p 떨어졌다. 특히 미추홀구(68.3%)와 남동구(76.6%)에서 저가 낙찰 사례가 잇따랐다.
지방 광역시의 경매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부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79.6%로 전월보다 3.3p 하락했고 대구(80.2%)와 대전(79.0%)도 각각 2.7p 떨어졌다. 울산은 87.7%로 0.8p 하락했지만 지방 4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