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처럼 팔지만 감독은 제각각⋯공제사업 관리체계 정비 과제 [보험 밖의 보험]

입력 2026-1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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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공제 지급여력 산출기준 정비…금융위와 협의 진행
기관별 검사 권한·건전성 규제 제각각…감독체계 일관성 과제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보험과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는 공제사업이 감독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건전성 기준과 검사체계를 적용받고 있다. 정부가 공제기관 간 지급여력 산출기준 정비에 나섰지만 민영 보험사와의 제도적 격차는 여전하다. 감독기준의 정합성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감독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올해 7월 행정예고한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사업 감독기준 개정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이번 개정은 2018년 이후 개정되지 않은 지급여력비율 산출기준을 보완하고 다른 공제기관과 기준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지급여력 산출 시 기본자본 인정범위를 보완하고 금리위험액과 신용위험액 산출기준을 변경한다. 행안부는 신협중앙회 공제규정과 과거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등을 참고해 공제기관 간 지급여력 산출기준을 일치시키고 민영 보험사와의 제도적 격차를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영 보험사에 적용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직접 도입하는 것은 아니어서 건전성 평가체계의 차이는 남는다.

보험사들은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기존 위험기준 지급여력제도(RBC)에서 K-ICS로 전환했다. RBC가 보험부채를 원가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과 달리 K-ICS는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금리 변동 등에 따른 가치 변화를 보다 충실히 반영한다.

반면 새마을금고·수협·신협 공제사업은 RBC 기반의 지급여력 산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민영 보험사와 유사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건전성을 평가하는 제도에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공제사업 지급여력비율은 신협중앙회가 317.1%로 가장 높았다. 수협중앙회는 226.9%, 새마을금고중앙회는 173.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신협은 325.4%에서 8.3%p, 새마을금고는 175.7%에서 1.8%p 각각 하락했다. 반면 수협은 224.13%에서 2.77%p 상승했다. 세 기관 모두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웃돌았지만 기관별 수준과 변화 방향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은 기관별 자본 규모와 상품 구성, 위험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공시된 수치만으로 차이가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공제기관 간에도 소관 부처와 관련 규정에 따라 세부 산출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제업계에서는 새로운 건전성 제도 도입에 따른 자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영 보험사와 비교하면 공제기관은 자본 여력에 차이가 있다"며 "K-ICS를 적용하면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어 제도 도입에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전성 평가체계뿐 아니라 공제사업을 감독하는 기관과 검사 권한도 제각각이다. 새마을금고·수협·신협은 각각의 개별법에 따라 공제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새마을금고는 행안부, 수협은 해양수산부, 신협은 금융위원회가 감독을 담당한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르면 행안부 장관은 새마을금고와 중앙회에 대한 감독·검사 권한을 가지며 필요할 경우 금융감독원장에게 검사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수협 역시 해수부 장관이 감독을 맡고 필요한 경우 금융위원회에 검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신협은 금융위원회가 감독하고 금감원장이 소속 직원에게 검사를 실시하도록 할 수 있다. 실제 신협중앙회 공제사업은 금감원의 검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새마을금고·수협과는 검사 권한과 참여 방식에 차이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제사업에 대한 감독과 검사는 현행 법령에 따라 각 주무 부처가 맡는다"며 "필요한 경우 검사 요청 등을 통해 금융당국이 참여할 수 있지만 금감원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기관별로 부실에 대비한 경영개선조치도 마련돼 있다. 새마을금고는 공제사업 지급여력비율이 50% 이상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 0% 이상 5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0%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급여력 수준에 따라 사업비 감축과 위험자산 처분, 공제사업 일부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수협 역시 공제사업 감독기준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하며, 건전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경우 해수부 장관이 위험자산 보유 제한이나 자본금 증액 등의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신협은 금융위원회의 상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라 중앙회 경영실태평가와 경영개선조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기관별로 건전성 관리와 경영개선조치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적용 기준과 감독 주체는 서로 다르다. 공제기관 간 지급여력 산출기준을 정비하는 것과 별개로 실제 검사·감독 과정에서도 전문성과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판매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감독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통일적인 감독기준을 마련하고 금감원의 검사·감독 전문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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