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나도 기다리고, 고쳐도 또 고장⋯LH 임대주택 수선의 그늘 [공공임대의 노후 청구서①]

입력 2026-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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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은 임대주택 4년 새 2배…16만 가구 돌파
준공 30년 미만 단지도 누수·결로 등 시설 하자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흰돌마을4단지의 한 아파트 동 출입구 위 콘크리트 마감에 균열과 얼룩이 남아 있다. 해당 단지는 1995년 입주를 시작한 영구임대주택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흰돌마을4단지의 한 아파트 동 출입구 위 콘크리트 마감에 균열과 얼룩이 남아 있다. 해당 단지는 1995년 입주를 시작한 영구임대주택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고장과 반복적인 보수, 수선 지연으로 입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준공 30년 이상 공공임대주택이 4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앞으로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찾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흰돌마을4단지는 동 출입구 위 콘크리트 마감에 균열이 보였고 외벽 일부에는 갈색 녹물 자국이 이어졌다. 발코니 난간에서도 도장이 벗겨진 흔적이 확인됐다. 이곳은 1995년 입주를 시작해 올해로 31년째를 맞은 영구임대주택이다.

흰돌마을4단지에 8년째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시설 수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그는 "주방 후드가 고장 나 한두 번 수리한 적이 있는데 거의 두 달 정도 만에 왔다"며 "오래 걸려도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집이 오래됐어도 임대료가 저렴하니 그런 점을 감안하고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방문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9단지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건물 외벽과 창문 주변에는 검게 변색된 자국이 남아 있었고 동 출입구 위쪽에는 빗물이 흘러내린 듯한 얼룩이 보였다. 외벽을 따라 드러난 배선과 도장이 벗겨진 발코니 난간에서도 단지의 노후화가 확인됐다.

1990년대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이 준공 30년을 넘어서면서 유지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LH가 관리하는 준공 30년 이상 공공임대주택은 2022년 7만9127가구에서 올해 6월 16만2283가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준공 30년이 지나지 않은 공공임대주택에서도 누수와 결로 등 시설 하자에 따른 입주민 불편이 잇따른다. 2010년 입주를 시작한 경기 광명시 광명역세권휴먼시아1단지에서는 입주 후 1년 동안 각종 시설을 수리했지만 주거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

해당 단지에 거주했던 A씨는 베란다 누수와 난방시설 고장, 결로와 곰팡이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비가 올 때마다 베란다에 물이 들어와 수개월간 짐을 다른 방으로 옮겨야 했고 겨울철에는 안방과 작은방 벽면까지 젖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축·누수 관계자와 관리사무소 등이 4~5개월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며 추가 보수 과정에서도 가구 이동과 하자 재발 시 보상 문제도 부담이었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건물마다 시공 여건이 다르고 노후화에 따른 설비 하자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보수가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며 "유지보수공사 품질점검과 업체 평가를 강화해 반복 하자를 줄이고 AI를 활용한 시설물 유지관리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보수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준공 30년 이상 공공임대주택이 빠르게 늘면서 시설 고장과 반복 보수, 수선 지연 문제가 더 많은 단지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자문위원인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건물은 준공 후 15년 정도 지나면 내부 시설 교체와 외관 도색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노후 공공임대주택이 늘어나면서 유지보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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