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동물복지 기능 보완하라"…가축방역은 빠졌다

입력 2026-10-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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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동물복지만 거론, 재입법예고 가능성…한우협회 "방역 전담조직 유지", 동물단체 "반려동물과 사업소 이관 철회"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을 다시 들여다보라고 지시했다. 보완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사회연대경제 추진 체계와 동물복지 정책기획 기능 두 가지다. 축산업계와 수의사회가 요구해 온 가축방역 전담체계 유지는 공개된 지시 내용에 담기지 않았다.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전국 동물보호시민단체와 오진택 경기도의원 등이 2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동물복지 후퇴 행정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개편안 철회와 동물복지 전담 조직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동물복지 퇴보를 반대하는 동물보호시민 일동)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전국 동물보호시민단체와 오진택 경기도의원 등이 2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동물복지 후퇴 행정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개편안 철회와 동물복지 전담 조직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동물복지 퇴보를 반대하는 동물보호시민 일동)

2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날 오전 9시 28분 홍은광 대변인 명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 지사의 보완 지시를 공개했다.

도는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오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기된 의견을 충실히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며 "특히 사회연대경제 추진 체계와 동물복지 관련 정책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재입법예고 등 추가적인 행정절차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입법예고는 21일부터 26일까지 엿새간 진행됐다. 재입법예고 실시 여부와 시기, 개편안의 수정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도는 제기된 의견을 종합 검토하고 도의회와 협의해 11월 중 조직개편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입법예고 기간에 밝혔던 11월 3일 개회 정례회 제출 계획은 이번 브리핑에서 ‘11월 중'으로 표현이 바뀌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농수산생명과학국과 축산동물복지국을 농축수산생명국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있다.

도는 생산부터 유통과 안전까지 정책을 하나의 조직에서 연계하고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전체 조직은 30개 실·국, 5담당관, 151개 과에서 25개 실·국, 5담당관, 141개 과로 조정된다. 다만 실·국과 과의 수가 줄어드는 것과 가축방역 인력·정원 감축 여부는 구분해야 한다.

축산업계의 우려는 행정 효율성보다 가축전염병 대응체계에 쏠려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농업과 축산업의 정책적 연계는 필요하지만 협업과 통합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며 "농업·수산업·축산업을 하나의 거대 조직으로 묶으면 축산현장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농가에 꼭 필요한 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협회는 구제역과 럼피스킨 등 가축전염병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며 "방역은 단 몇 시간의 판단 지연이 대규모 살처분과 농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전담국 폐지에 따른 수의직 등 전문인력과 방역 현장 인력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했다. 협회는 독립적인 축산 전문행정체계 유지와 가축방역·축산물위생 분야 인력 강화를 요구하고, 경기도의회에는 축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신중히 심의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수의사회도 23일 손성일 회장 명의 성명에서 가축방역과 축산물위생, 동물복지 전담 조직을 유지하고 수의직 공무원의 정원과 직위를 현행 이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는 같은 날 정정호 회장 명의 성명에서 조직개편 재검토와 2027년도 농업예산 확대를 촉구했다.

동물보호단체의 요구는 조직 명칭과 과 단위 편제에 집중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전국 100여 개 동물보호시민단체와 오진택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9)은 26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동물복지 후퇴 행정 중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전국 최초로 출범했던 축산동물복지국에서 동물복지라는 이름 자체를 지워버렸다"며 "이것이 추미애 도지사가 약속했던 혁신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조직 축소는 비정한 예산 칼질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도의회를 향해 조직개편안을 부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쟁점은 반려동물과의 행정적 지위다. 단체들은 개편안에 따라 동물복지 정책을 이끌어 온 본청 반려동물과가 사업소인 반려마루로 전환되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반려동물과가 본청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시·군 사업을 조정해 온 만큼 기능이 사업소로 옮겨지면 광역 차원의 정책 추진이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컨트롤타워 없는 사업소 체제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청 광교청사 전경. 경기도는 농수산생명과학국과 축산동물복지국을 농축수산생명국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안을 21일부터 26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경기도)
▲경기도청 광교청사 전경. 경기도는 농수산생명과학국과 축산동물복지국을 농축수산생명국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안을 21일부터 26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경기도)

경기도는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조직 규모는 줄어들지만 기존에 분산됐던 기능을 통합해 오히려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기존 기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산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단체들은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 지원 등 일부 동물복지 사업의 예산이 최대 70% 삭감돼 사업 중단 위기에 몰렸다며 원상 복구를 요구했다. 예산 삭감으로 유기동물 구조에 공백이 생기고 안락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다만 감액률 70%의 대상 사업과 비교 기준 연도, 감액 전후 금액은 공개된 기자회견 내용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조직 통합과 반려동물과의 최종 편제도 구분해야 한다. 입법예고한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는 두 국의 통합 내용이 담겼으나, 과 단위 조직의 최종 편제와 업무 이관 범위, 세부 정원과 직위 조정은 확정된 조직도와 시행규칙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추 지사가 동물복지 정책기획 기능 보완을 지시하면서 해당 기능을 어느 조직에 둘지가 다시 검토 대상에 올랐다.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이광희 의원은 사회혁신경제국 관련 개편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회연대경제 정책의 지속성과 추진 체계 유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추 지사가 보완을 지시한 두 분야 가운데 하나가 사회연대경제라는 점에서 여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먼저 반영된 모양새다. 동물복지 분야에서도 여당 소속 도의원이 기자회견에 함께하며 조례안 부결을 요구했다.

도청 내부 반발도 수치로 나타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가 21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직원 설문에서 응답자 577명 가운데 522명인 90.5%가 조직개편에 반대했다. 다만 이는 자율 참여 방식의 설문으로 전체 직원을 대표하는 표본조사는 아니다.

경기도가 이들 기능을 별도 국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민선 8기 조직개편 때다. 도는 2022년 10월 축산산림국을 축산동물복지국으로 개편하고 반려동물과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근거로 들었다. 이듬해 1월 새 조직이 출범해 동물복지과와 반려동물과를 함께 운영하는 체계를 갖췄다.

경기도는 조직개편안을 도의회에 사전 설명하고 협의 중이며, 소속 3개 공무원 노동조합과 16일과 23일 두 차례 사전 설명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유관 단체와의 면담을 통한 의견 수렴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조직개편에 따른 직원들의 근무 불편과 인사 적체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소통을 강화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완 지시가 나온 당일에도 반대 행동은 이어졌다. 동물 관련 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추 지사의 보완 지시에는 축산 전담국 유지와 방역 지휘체계, 수의직 정원·직위 보장에 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다만 해당 분야에 대한 내부 검토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도 관계자는 조직개편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다각도로 논의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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